2045년 뉴욕시에서 파리로 향하는 직 항 항공편에 탑승하는 중이라고 상상 해보라. 비행기의 모습은 2015년에 하 늘을 누비던 비행기와 같지만 비행기의 시 스템에서부터 비행기를 제작하는데 사용되 는 소재에 이르는 모든 부문에서 첨단 기술 이 적용되어 오늘날의 인류가 경험하는 것 과는 전혀 다른 비행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우선 비행기는 제트연료가 아닌 전기로 에 너지를 공급받는다. 태양광 에너지를 수집 및 저장하는 대형 배터리로 인해 구조는 두 배가 될 것이다. 그 결과 비행기는 온실가스 를 전혀 배출하지 않게 된다. 목적지로 가는 도중에 창가 좌석에 앉은 승객들은 경량 합 성 소재로 만들어진 날개가 비행 조건에 따 라 자동으로 모양을 바꾸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한편 지상에서는 비행기의 디지털 "쌍둥이"가 15~20년 정도 되는 서비스 라이 프사이클 중에서 어느 단계에 위치해 있는 지에 대한 예측을 지원하고 있다. 덕분에 기 술자들은 곧 등장할 유지보수 문제를 사전 에 파악해 조치할 수 있으므로 기계적인 문 제로 인한 운항 취소 또는 지연이 줄어들거 나 제거된다.
장차 그렇게 될 것인가? 당연히 그러하다. 환상에 불과한가? 재고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US 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NASA) 융합 항 공 솔루션(Convergent Aeronautics Solutions) 프로그램에서 탐구하고 있는 이와 같 은 개념 및 그 밖의 첨단 개념은 상업 항공 에 새로운 기능을 지원한다. NASA 프로그 램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 항공우주 회사들 은 정부와 협업하여 첨단 기술, 첨단 도구, 첨단 프로세스를 개발하고 완성해 항공산업 이 직면한 가장 까다로운 과제를 해결해나 가고 있다. 그 과제는 바로 더 빠른 신형 비 행기를 설계해 더 빠르면서도 더 환경 친화 적이고 더 저렴하면서도 더 효율적인 운영 및 유지가 가능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항공우주 산업에서 존경받는 분석가 중 한 명인 볼프강 데미쉬(Wolfgang Demisch)는 항공산업의 미래에 대해 이렇게 진단한다. "항공우주 기업은 기술을 통해 미래를 상상 합니다. 곧 민간 항공의 모든 영역에서 혁신 이 일어날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꿈 도 꾸지 못하고 있는 혁신입니다."
민간 항공 붐
항공 운송 산업의 83%를 대표하고 있는 국 제항공운송협회(International Air Transport Association, IATA)에 따르면 항공산업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의 2%만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 트럭, 기차는 온실가스 배출을 점차 줄여가고 있는 반면 항공산업 의 온실가스 배출은 비행기 이용객 증가로 인해 증가하는 추세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비행기 이용객이 향후 20년 동안 매년 3.9% 의 비율로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런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유럽의 에어버스(Airbus) 와 미국의 보잉(Boeing)은 2015년 1,400 대였던 항공기 생산을 2018년 1,900대 가까 이 생산할 예정이다. 이는 업계 1, 2위를 다 투는 "두 대형 항공기 제조회사"가 2008년 생산한 항공기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캐 나다의 봄바르디어(Bombardier)와 브라질의 엠브라에르(Embraer)도 이에 동참해 2018년 2,100대 이상의 상업용 항공기를 생산하면 서 역사상 최대 생산률을 기록할 예정이다.
과거의 비행기보다 온실가스를 더 적게 배 출하도록 지원하는 연료효율성 관련 혁신이 여전히 개발 중인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된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항공운 송협회 회원은 연료효율성을 매년 2% 향상 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그대로 이행해 나갈 경우 2050년이면 항공산업이 배출하는 온 실가스는 2005년 배출하던 온실가스의 50% 로 줄어들게 된다.
50%
국제항공운송협회 회원은 연료효율성을 매년 2% 향상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그대로 이행해 나갈 경우 2050년이면 항공산업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2005년 배출하던 온실가스의 50%로 줄어들게 된다.
전기로 추진되는 항공기, 무인 화물 운송 민 간 항공기, 더 정밀한 항법 같은 첨단 기술 이 생산 모델에 적용될 시기를 예측하는 것 은 시기 상조이지만 분명한 것은 20년 내지 30년 사이에 수백만 명의 여행객과 비즈니 스 여행자들을 태우고 다니는 상업용 항공 기와 상업용 항공기 제조 방식이 지금과는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점이다.
상업용 항공기 제조회사의 경우 엔지니어들 은 2025년 이전에 마하 1 이상의 속도로 비 행해 대륙과 대륙 사이를 오가는 제트 비행 기를 개발할 예정이다. 실제 속도는 최종 설 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비행기가 운항하는 높은 고도에서도 최소한 시간당 1,800킬로 미터(1,118마일)를 이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 대된다. 예를 들어 피닉스에 위치한 허니웰 에어로스페이스(Honeywell Aerospace)와 아이오와 주 시더 래피즈에 위치한 락웰 콜 린스(Rockwell Collins)는 조종석 모니터와 조종사 인터페이스를 개발해 초음속 항공기 에 탑승한 승무원들이 지상의 음속 폭음 패 턴을 시각화한 뒤 비행 프로파일을 수정해 충격을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기술 혁명
그러나 혁신이 동체, 엔진, 하위 시스템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다. 미래 세대의 항공 기 및 엔진을 제작하는데 사용되는 고성능 합성소재와 초고온 소재 역시 원자 수준에서 부터 극적인 혁신을 겪게 될 것이다. 보잉과 에어버스는 지금까지 출시된 자사의 어떤 상 업용 항공기보다도 많은 합성소재를 787과 A350 모델에 사용해 비행기 무게를 크게 줄 였고 이를 통해 연료를 절감한 상태다. 한 편 전 세계의 민간연구소 및 정부연구소는 새로운 유형의 합금과 다양한 섬유 모델링에 나서고 있다. 이를 통해 더 강하면서도 더 가볍고 생산비가 더 적게 들며 극한의 운영 조건 하에서도 더 높은 성능을 낼 수 있도록 구조적 특성을 개선할 예정이다.
생산 프로세스 혁신에도 이에 못지 않은 노 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로세스 부문에서 기 울이고 있는 혁신 노력 중 하나는 적층 가 공(additive manufacturing, AM) 또는 3D 프린팅이라고 부르는 분야이다. 3D 프린팅 은 복잡한 부품을 소재를 녹인 뒤 층층이 겹쳐 쌓는 기술로 단단한 소재를 깎아서 부 품을 제조하는 전통적인 머시닝 기법과는 정반대의 제조기법이다. 예를 들어 오하이 오 주 이븐데일에 위치한 GE 에이비에이션 (GE Aviation)은 적층 가공을 이용해 특정 제트 엔진의 연료 노즐을 제작하고 있다. 그 리고 코네티컷 주 이스트 하트포드에 위치 한 프래트 앤 휘트니(Pratt & Whitney, P&W)는 적층 가공을 이용해 특정 제트 엔 진의 첨단 터빈 구성요소를 제작하고 있다.
그러나 소재 및 제조 엔지니어들에 따르면 적층 가공 기술은 여전히 개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프래트 앤 휘트니의 제 조 및 글로벌 서비스 책임 엔지니어인 린 갬빌(Lynn Gambill)은 이렇게 설명한다. "적 층 가공 기술은 혁명적인 기술입니다. 적층 가공 기술은 다른 방식으로는 제조가 불가 능한 제품을 신속하고 에너지 효율적인 방 식으로 제조하고 있습니다. 소재의 낭비 역 시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향후 수십 년 사이에 항공 부문이 극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사실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지만 발전의 속도는 예상하기 어렵다. 코 네티컷 주 웨스트포트에 위치한 엔지니어링 중심 구성요소 유지보수 및 수리 회사인 퍼 스트 에이비에이션 서비스(First Aviation Services)의 회장 겸 CEO인 애런 홀랜더 (Aaron Hollander)는 새로운 기술을 시장에 도입하려면 상당한 투자와 비즈니스 위험을 감수할 의지가 필요한데, 항공우주 산업에 서는 이 두 가지 변수가 보조를 맞춘 적이 거의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와 동시에 항공 우주 산업은 새로운 영역 개척 및 첨단 기 술 개발이라는 심대한 유산을 물려받았습니 다. 저는 이 전통이 이어져나갈 것이라고 믿 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