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SS: 언제 카약을 처음 타기 시작하셨습니까?
알렉산더 도바: 원래 저는 자전거 타기, 저지대 걷기, 비탈 타기, 항해, 글라이딩, 스카이다이빙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스포츠를 즐겼습니다. 그러다가 34살 되던 해에 처음으로 카약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폴란드의 저지대 강인 드라바(Drawa)를 따라 가는 항해로 2주가 소요되었습니다. 대부분 유속이 빨랐기 때문에 전복 위험이 높았습니다. 최초의 카약 항해는 그렇게 마무리 되었지만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카약에 매력을 느낀 저는 열정을 불태우기 시작했습니다.
그와 같은 장거리 카약 항해에 나선 동기는 무엇입니까?
알렉산더 도바: 대서양을 카약으로 횡단한 일이 세 번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듣고 대서양 카약 횡단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독일인 두 명은 5m2(16.5평방피트) 규모의 돛을 달고 대서양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횡단했습니다. 영국인 한 명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대서양을 건넜고요. 그러나 그들은 모두 중간에 위치한 섬에 기항했습니다.
처음 대서양을 건널 당시 저는 돛도 달지 않고 세네갈에서 출발해 브라질에 도착했습니다. 두 번째로 유럽에서 북아메리카 대륙을 향해 대서양을 건넜던 2013년에는 폭풍우를 만나 방향타가 부러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제 힘만으로 400킬로미터(248마일) 떨어진 버뮤다 지역 인근 섬에 기항해 거기서 방향타를 수리한 뒤 슬루프인 스피릿 오브 버뮤다(Spirit of Bermuda)호의 도움을 받아 사고 지점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고는 항해를 계속해 목적지인 플로리다 주 뉴 스미르나 해안에 닿았습니다
바다에서 맞은 가장 위험한 순간은 언제였습니까?
알렉산더 도바: 두 번째 대서양 카약 횡단에는 167일이 소요되었는데, 열대 폭풍우를 열번 가량 만났고 그 밖의 폭풍도 8번 겪었습니다. 폭풍은 보통 24시간에서 48시간까지 지속되었습니다. 가장 긴 폭풍우는 3일 간 지속되었는데 파도가 9미터(29피트) 가까이 되었습니다. 잠시도 눈을 붙일 수 없었습니다. 굉음을 내며 카약에 부딪치는 파도 앞에서 눈을 붙인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바람과 파도를 뚫고 카약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오직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쳤습니다. 20미터(66피트) 짜리 로프가 달린 해묘(海錨)를 세 개나 던지면서 겨우 살아남았습니다.
여러 개의 배수 챔버를 갖추고 있었던 탓에 다행히도 카약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파도가 카약을 덮쳤을 때도 균형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바다에서 보았던 가장 놀라운 광경은 무엇이었습니까?
알렉산더 도바: 2주 가량 망망대해에서 노를 젓던 어느 날 등에서 저를 바라보는 시선을 느꼈습니다. 망망대해에서 무언가가 저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뒤돌아 보니 20미터(66피트) 쯤 뒤에 커다란 고래의 머리가 보였습니다! 제 생각에는 향유고래 같았습니다. 머리가 사각형이었기 때문입니다. 노 젓기를 멈춘 저는 고래와 마주 보았습니다. 그러자 고래가 제 왼쪽으로 스쳐 지나갔습니다. 몇 분 뒤 고래의 등과 거대한 꼬리가 보였습니다.
그 밖에도 밤에는 아주 작은 해양 생물들이 커다란 감동을 주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노를 젓는 바람에 군집해 있던 생물들이 흩어지게 되면 일초 정도 청자색 빛을 뿜어냅니다. 생물이 발광하는 현상은 정말이지 환상적입니다.
삶의 철학이 있다면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알렉산더 도바: 삶은 위대한 보물입니다. 과도한 위험에 노출시켜 삶을 낭비하지 말고 삶을 누리십시오. 저는 극지 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Sir Ernest Shackleton)의 말을 즐겨 인용합니다. 첫 번째 단어인 ‘바다’를 ‘물’로 대체해 좀 더 보편적인 표현으로 바꿔 인용해보겠습니다. “물은 절대로 정복할 수 없는 요소다. 단지 패배하지 않을 수 있을 뿐이다.”
어디에서 영감을 얻습니까?
알렉산더 도바: 부모님은 세계를 경험하고자 했던 저의 바람을 일깨워주고 북돋아 주셨습니다. 카약타기의 경우 육체적 활동의 필요성과 세계에 대해 알고자 하는 바람이 열정의 주요 원천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다음 번에는 어떤 도전을 계획하고 게십니까?
알렉산더 도바: 2016년 5월 카약을 타고 다시 한 번 북아메리카 대륙에서 유럽으로 대서양을 횡단할 계획입니다. 세 번째 대서양 횡단도 앞선 두 번의 횡단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홀로 누구의 도움도 없이 독자적으로 횡단할 것이니까요. 북대서양 횡단은 더 어려울 것입니다. 물이 더 찰 뿐만 아니라 더 강력한 폭풍이 더 자주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동일한 카약을 이용할 생각이지만 조금은 개량할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