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기업을 뒤흔드는 빠른 속도의 변화를 감안한다면, 기계적 접근 방식으로 지난 수 십 년 동안 호황을 누렸던 기업들이 이제는 세계 최고 기업으로서 영향을 주었던 주식 시장 지수에서 급속하게 빠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급속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시기에 살아남아 번성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마치 유기체처럼 적응할 수 있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
유기체와 기계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딱 한 가지다. 유기체는 학습한다. 학습은 창조적인 과정으로, 결코 기계적인 과정이 아니다. 따라서 현대 기업이 기계와 같다는 생각을 버리고, 살아있는 생물처럼 학습하고 성장하면서 적응할 수 있는 복잡한 체계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도시를 예로 들어보자.
도시는 유기체가 아니지만 기계보다는 살아있는 유기체에 더 가까운 행동을 보인다.
도시에도 기획하는 사람과 관리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도시는 기업과 달리 모든 시민의 행동을 통제하지는 않는다. 대신, 관리가 잘 되는 도시는 다양한 활동에 필요한 인프라를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도시들은 기업에 비해 한층 생산적인 모습을 보인다. 직원이 늘어나면 기업의 생산성은 저하되는 반면 인구가 늘어나면 도시의 생산성은 높아진다. 2006년 필라델피아주의 연방준비은행에서 발간한 보고서 '도시의 인구 밀도와 혁신비율'에 따르면, 특정 지역의 근로 인구가 두 배로 증가하면 혁신 비율은 20% 상승한다.
장수 기업
기업도 도시와 같은 방식으로 발전해나갈 수는 없는 것일까? 1980년대 초, 쉘 오일은 100년 이상 장수하는 기업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는데 이들 기업은 대도시와 공통점이 많았다. 의사결정 방식의 분산, 공유 가치에 대한 강한 신념, 외부 세계에 대한 끊임 없는 관심 등이 그것이며, 이를 통해 기회 포착과 신속한 활용이 한층 수월해졌다. 간단히 말하자면, 100년 이상 장수하는 기업들은 자신들의 목표는 물론 고객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고, 환경 변화에 맞춰 학습하고 적응하고 또한 행동할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폭 넓은 행동과 사상의 자유를 주었다.
지금이 바로 연결할 때
학습할 수 없으면 적응할 수 없고, 실험해 볼 자유가 없으면 학습할 수 없다. 많은 기업들이 여전히 직원들에게 엄격한 정책과 절차를 강요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실험과 학습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오늘날의 기업 환경은 불확실하고 변화무쌍하다. 어떤 종류의 행동을 해야 기업의 경영 실적이 좋아질 것인지 미리 예측하기가 불가능한 환경인 것이다. 직원들에게 자유로운 의사결정권을 부여함으로써 이들과 연결되는 기업은 한층 빠르게 학습하고 행동에 나선다. 다른 기업들은 리스크를 분석하지만, 이렇게 연결되어 있는 기업들은 기회를 잡는다. 다른 기업들은 고립된 상태에서 업무를 수행하지만, 이렇게 연결되어 있는 기업들은 가능성이라는 수 많은 네트워크에 접속하여 자신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 다른 기업들은 계획 수립에 시간을 허비하지만, 이렇게 연결되어 있는 기업들은 행동에 옮긴다. 연결되어 있는 고객들은, 섬처럼 고립되어 있는 산업혁명시대의 생각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제공하는 것 이상을 벌써부터 요구하고 있다. 향후에는 모든 기업은 연결되어 있는 기업이 될 것이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퇴출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