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spr에 대한 연구

의학과 농업에 무한한 가능성을 여는 유전자 조작 기술

Charles Wallace
20 November 2016

한 쌍의 현미경 가위와도 같은 CRISPR이라는 유전자 조작 기술은 여러 유전 질환을 유발하는 유전암호(Genetic Code)를 잘라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미국과 중국에서 임상 시험이 시작되자, 장기적으로 인간의 진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이 기술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이 줄고 있습니다.

워드 프로세서에서 문장을 잘라내고 붙여넣듯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의 유전암호를 손쉽게 편집해 낭포성 섬유증이나 혈우병처럼 끔찍한 유전병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잘라 낸다거나, 가뭄에도 끄떡없는 밀을 생산할 수 있는 세상이 온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공상 과학 영화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CRISPR('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의 약자)이라는 프로세스 덕분에 이러한 유형의 유전 공학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등장한 지 10년도 채 안 된 CRISPR 유전자 조작 기술은 과학계에 돌풍을 일으켰고, 많은 전문가가 백신과 항생제 이후 가장 위대한 의학적 쾌거라고 극찬하고 있습니다.

미국 뉴욕의 웨일 코널 의과대학(Weill Cornell Medical College)에서 약리학을 연구 중인 연구원 크리스티안 라르센(Kristian Laursen)은 "CRISPR은 엄청나게 진보한 기술로, 굉장히 강력한 도구입니다. 이 기술을 사용하면 원하는 유전체 부위를 정확히 제거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까다로운 기존의 시스템에 비하면 사용하기도 훨씬 더 쉽습니다"라고 설명합니다.

CRISPR은 발명됐다기보다 발견됐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합니다. CRISPR 기술은 많은 단세포 박테리아의 면역 체계에 일정하게 반복되는 DNA 분절이 존재하기에 가능합니다. 이처럼 일정하게 반복되는 DNA 분절 사이에는 '스페이서 DNA'라는 작은 분절이 존재하는데, 스페이서 DNA는 이전에 노출된 바이러스 DNA와 서열이 일치하므로 박테리아가 추가적인 공격을 인지하여 저지할 수 있습니다. 이전에 노출된 박테리아가 바이러스를 만날 때마다 염기 서열이 아주 작은 가위 역할을 해 바이러스를 분쇄하는 것입니다.

인체 관련 CRISPR 연구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 생화학 및 분자 생물학 교수인 제니퍼 다우드나(Jennifer Doudna)와 베를린 막스 프랑크 감염생물학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Infection Biology) 감염생물학 규정 부서장이자 미생물학자인 에마뉘엘 샤르팡티에(Emmanuelle Charpentier)는 이와 같은 지식을 토대로 Cas9(CRISPR과 관련된 9번 단백질)라는 이름의 효소와 몇몇 유도단백질을 추가하여 이 '초소형 가위'를 원하는 유전체의 위치에 배치해 유전자 조각을 잘라내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CRISPR을 이용해 특정 유전자를 조작하는 기술을 공동 개발자 제니퍼 다우드나 교수(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생화학 및 분자 생물학) (이미지 제공: 닉 오토(Nick Otto), Getty Images를 통해 워싱턴포스트에 게재)

불과 몇 년 새 동식물 및 인간 유전체 조작에 CRISPR을 사용하는 사례가 급증했습니다. CRISPR를 이용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4,000년 전 멸종한 털북숭이 매머드에서 동결된 DNA 샘플을 채취한 후 코끼리를 대리모로 삼아 매머드를 복원한 실험이 있습니다. 영화 쥬라기 공원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과학자들은 인간에게 CRISPR을 사용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2016년 7월 중국 청두의 과학자들은 CRISPR 기술을 사용하여 면역 체계 T세포의 유전체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폐암을 치료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한편, 사산될 태아를 대상으로 한 실험이긴 하지만 중국의 다른 4개 과학자 단체는 이미 인간의 유전체를 조작한 전례가 있습니다.

한편, 미국국립보건원(NIH)의 DNA 재조합 자문위원회(RAC)는 2016년 6월 면역 체계 T세포의 유전자 2개를 조작하여 골수종, 흑색종, 육종 같은 암세포를 제거하는 데 CRISPR/Cas9 유전체 기술을 사용하는 방안을 승인했습니다.

변형 유전자의 유전성

하지만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에 복잡한 심경을 나타내는 과학자들도 있습니다. NIH 과학정책 부소장인 캐리 D. 월리네츠(Carrie D. Wolinetz)는 2016년 NIH 블로그(Under the Poliscope: Bringing Science Policy into Focus) 글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새로운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인간에게 적용할 경우, 인간의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잠재성이 엄청나지만, 이에 대한 우려도 어느 정도 있습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생체 실험을 걱정하는 의견이 많습니다. 그 중 변형된 유전자가 후손에게 유전될 수 있고, 이처럼 미세한 변화가 수십 년 뒤에 알려지지 않은 심각한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이 특히 주목받고 있습니다.

합성 생물학자 조사이어 제이너(Josiah Zayner)를 비롯해 다수의 과학자는 가정용 DIY 박테리아 키트가 이미 온라인에서 판매 중일 정도로 CRISPR이 아주 단순하다는 점 때문에 지금 당장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테러리스트나 어떤 국가가 이 기술로 '프랑켄슈타인' 질병을 개발해 무기로 사용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2016년 2월 미국 국가정보원(US National Intelligence) 원장 제임스 R. 클래퍼(James R. Clapper)는 미 의회에 제출한 '세계 위협 평가' 연례 보고서의 '대량 살상 무기' 명단에 유전체 조작 기술을 추가했습니다.

곡물과 관련한 CRISPR 연구

과학자들은 CRISPR 기술을 가장 실용적이고 상업적으로 활용하기에 농업이 가장 적합한 분야라고 합니다. 종묘회사들은 이미 CRISPR 기술을 활용해 쌀과 밀 같은 농작물이 해충과 가뭄에 더 잘 견딜 수 있도록 개량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덴마크에서 일하고 있는 중국과학원(Chinese Academy of Sciences) 산하 유전학 및 발생 생물학 연구소 연구원인 카이샤 가오(Caixia Gao)는 과학자들이 식물을 화학 약품에 담그거나 방사선에 노출하는 기존의 방식으로 유전자적 돌연변이를 강제로 일으키면 돌연변이로 수천 개의 유전자 분절이 변형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따라서 원하는 돌연변이를 정확하게 얻을 때까지 이와 같은 과정을 되풀이해야 하므로 기존의 돌연변이 유발 방식에는 많은 시간과 노고가 필요합니다.

효소를 조종하는 Cas9 뉴클레아제(청색)가 바이러스 RNA(분홍색)를 유도하여 표적으로 삼은 DNA(녹색)의 유전자를 제거함으로써 불필요한 특성을 없애는 모델 (이미지 제공: Molekuul/iStock)

식물이나 동물의 유전자를 다른 것에 삽입해 유전자 변형 동/식물을 만들어 내는 방법도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 방법은 비평가들이 "프랑켄푸드(Frankenfood: Frankenstein과 Food의 합성어)"라는 비난을 받으며, 유전자 변형 유기체(GMO)의 안전성에 대해 뜨거운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박테리아로부터 유전자를 물려받아 살충제에 내성이 있는 콩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 GMO 작물은 농부가 밭에 제초제를 살포해도 해를 입지 않습니다. 캐나다 과학자들은 치누크 연어의 성장 호르몬 유전자를 삽입하여 성장 속도가 자연어보다 2배 더 빠른 유전자 변형 대서양 연어를 만들어 냈습니다.

가오에 따르면 GMO와 달리 CRISPR은 특정 유전자뿐만 아니라 염기쌍이라는 특정 유전자의 특정 부위만 조작할 수 있어 이제 과학자들이 다른 종의 유전자를 이식할 필요가 없습니다. 가오는 유전자 조작 기술로 병충해에 취약한 밀의 유전자를 제거함으로써 병에 걸리지 않는 품종을 개발했다고 전합니다.

"앞으로 CRISPR은 식물과 가축의 유전자를 변형해 새로운 품종을 배양하는 데 유용한 도구로 널리 사용될 것"이라고 가오는 전망합니다.

미국, CRISPR 변형 식품 최초 승인

상업적 이익도 이미 확실하게 거두고 있습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립대학교(Penn State University) 식물병리학 및 환경 미생물학과 교수 이농 양(Yinong Yang)은 CRISPR 기술을 이용해 공기에 노출되어도 변색되지 않는 버섯을 만들어 냈습니다

미국 농무부는 식물이 아닌 곰팡이로 분류되는 버섯에 대해서는 규제하지 않습니다. 버섯이 CRISPR 기술로 만들어진 생물 중 미국 정부의 승인을 최초로 받은 것입니다.

양 교수는 "기술적으로는 예기치 않은 돌연변이가 발생할 우려가 없으므로 농업 분야에 CRISPR이 널리 사용될 수 있을 것입니다. 설령 돌연변이가 생기더라도 제거하면 됩니다"라고 설명합니다.

양 교수는 회사 창립 후 버섯뿐만 아니라 CRISPR 기술로 조작한 쌀에 대한 특허도 신청했습니다. 유전자 하나에 3,000개의 염기쌍이 존재하는데, 그중 몇 개의 염기쌍만 변형해도 작물 재배에 필요한 물과 비료가 감소한다고 합니다. CRISPR 기술의 한 가지 문제점은 유전자 분절을 잘라내는 작업은 어렵지 않지만, 그로 인해 생긴 공간에 새로운 유전자 분절을 붙여넣기가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식물의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교체하는 작업은 여전히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양 교수는 말합니다. 그러나 유전자 분절을 잘라내 생긴 공간에 새로운 유전자 분절을 추가하지 않고도 여러 가지 긍정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일부 과학자들은 세포의 유전자 중 10%만 변형해도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충분하다고 주장합니다.

계속되는 발전

라르센을 비롯한 과학자들은 앞으로 CRISPR이 질병 치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합니다. 유전성 질환뿐만 아니라 남용으로 항생 물질에 면역이 생긴 박테리아 등의 문제에도 해당됩니다.

CRISPR은 박테리아를 공격해 박테리아의 면역 체계를 무력화시키는 바이러스를 만드는 데도 사용됩니다. HIV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떨어트리는 인체 유전자를 제거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CRISPR은 과일의 보관 기간 연장부터 인간의 수명 연장까지, 사실상 모든 동식물과 인간의 근본적인 유전자 구조를 변형할 수 있습니다. CRISPR에서 파생된 기술들이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유전체 변형 체제와 새로운 효소가 대안으로 등장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과학자들과 규제 기관은 이러한 변화가 인간에게 이로운지, 아니면 새로운 문제를 일으키는지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CRISPR 2020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습니다. CRISPR 프로세스 작동 원리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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