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먼 2.0

기술을 통해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극복

Dan Headrick
26 October 2015

역사가 기록된 이래 인류는 자신의 신체적, 정신적 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애써왔다. 오늘날에는 기계나 컴퓨터 센서 기술의 도움을 받아 신체적 능력을 높이는 등의 기술을 활용해 과거에는 과학소설에서나 접할 수 있었던 방식으로 인간 경험을 변화시킬 수 있다.

2015년 6월 어느 포근하고 비 오는 날에 어린 소녀가 포츠담 플라츠에 위치한 베를린 과학 센터를 방문했다. 소녀는 가상의 협곡을 가로질러 내려가는 좁은 길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안전하고) 재미난 일이었다. “우리를 움직이는 것 찾아보기(Discover what moves us)” 전시에서 진행된 균형잡기 활동은 인간의 여러 가지 능력 중 200개의 뼈와 600개의 근육을 제어하는 단 한 가지 기능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그 기능은 바로 인지다.

베를린 과학 센터는 위에서 소개한 신체 건강한 소녀 같은 사람들에게 걷거나 균형을 잡거나 물체를 쥐는 일을 하는데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술이 어떻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려는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전시회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격차를 기술이 어떻게 좁힐 수 있는지도 보여줄 뿐 아니라 과학을 통해 인간의 한계와 가능성을 가르는 선이 변경될 수 있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휴 헤어(Hugh Herr)는 매일 신체적 문제와 싸우면서 살아간다. 1982년 헤어는 등산 중 사고로 입은 동상으로 두 다리를 잃었다. 헤어는 2014년 봄 TED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당시 저는 제 몸이 망가졌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인간의 몸은 절대 ‘망가지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술은 망가질 수 있습니다. 아직 기술이 불충분한 것이지요.”

현재 헤어는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미디어 랩(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MIT) Media Lab)에서 바이오메카트로닉스 그룹(Biomechatronics Group)을 이끌고 있다. 이 연구소에서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은 인간의 능력을 복원하고 증진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헤어는 “생물학적 물질을 닮은 인공 구성물에서부터 신경 프로세스를 본뜬 컴퓨팅 방법에 이르기까지 설계에 대한 영감을 자연에서 얻는다"고 얘기한다. 설계도 마찬가지로 자연에 영향을 줍니다. 유전학, 재생 의약품, 합성 생물학 분야에서 설계자들은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또는 자연에서는 기대할 수 없었던 새로운 기술을 점점 더 많이 선보이고 있습니다.”

진보의 융합

아이슬랜드 레이캬비크에 자리 잡은 비침습성 정형외과 기업인 오수르(Össur)는 허벅지 근육이 보내는 신호에 반응하는 생체공학 다리를 선보임으로써 헤어의 예언을 극적으로 구현했다. 뇌의 운동피질에 신경 기기를 이식해 절단 수술을 받은 사람이 생각만으로 기계 팔, 기계 다리의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을 비롯해 연구소에서 비슷한 기기를 선보인 것은 사실이지만 오수르가 선보인 생체공학 팔, 다리는 상업용 제품으로서는 첫 선을 보인 제품이다.

웨어러블 지원 기기를 활용하면 등과 다리에 부과되는 부하를 기기에 떠넘길 수 있다. 이러한 상업용 기기는 회사, 가정, 여가생활, 군대에서 그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지 © Ekso Bionics)

오수르의 돌파구는 거의 매일 보도된 여러 가지 제품 중 하나일 뿐이다. 캘리포니아 주에 자리 잡은 세컨드 사이트 메디컬 프로덕트(Second Sight Medical Products)는 뇌에 빛의 패턴에 대한 인식을 심어주는 인공 망막 시스템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인공 망막 시스템은 소형 비디오 프로세서에 연결된 선글라스 같은 모양으로, 소형 비디오 카메라가 전자 신호를 맹인의 뇌에 전송하면 전송된 신호가 시각적 패턴으로 해석된다.

한편 인공 “피부”는 인공 팔, 다리용으로 개발되었다. 인공 피부는 신체에 붙어 있는 살아 있는 인간 피부의 거동을 본 떠 뻣뻣해지거나 부드러워질 수 있다. 그 결과 인공 보철물은 더 자연스러워지고 더 유연해졌으며 더 편안해졌다. 덕분에 인간과 기기 사이를 통합적으로 지원한다. 연구자들은 동일한 기술이 매일 입는 옷이나 신발에도 적용되어 더 편안하고 더 기능적인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사실 기업은 신체 건강한 사람들이 사용할 생체공학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가능성을 넓히려는 것이다.

상업적인 성장

2014년 머니 맵 리포트(Money Map Report)의 투자 전략가인 키스 피츠-제럴드(Keith Fitz-Gerald)는 이와 같이 인간의 신체적 능력을 확장시키려는 흐름을 “멈출 수 없는 트렌드”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2015년 키스 피츠-제럴드는 자신의 글을 다음과 같이 정정했다. “당시 나는 인간 능력 증진 시장이 2020년이면 최소 수천억 달러 규모에 달할 것이라고 기록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지나치게 과소평가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전 세계의 기업이 인간 능력 증진 기술을 활용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직원의 안전 개선과 직원의 능력 향상이다. 독일 네카르술름에 위치한 아우디(Audi)의 신규 공장 조립 라인에서 일하는 직원은 스위스에 자리잡은 누니(Noonee)가 공급하는 자세 지원 기기를 착용하고 근무한다. 한편 직원들은 “의자 없는 의자(Chairless Chair)”를 착용한다. 의자 없는 의자는 다양한 작업이 개인에게 부과하는 무게와 부하를 대신 짊어짐으로써 직원의 피로를 줄이고 등과 다리 부상의 위험을 줄인다.

또 다른 유명 기업은 다른 작업 환경에서 인간 능력 증진 기술을 상업화하고 있다. 2015년 혼다자동차(Honda Motor Company)는 약화된 다리 근육을 지원하는 보행보조기기(Walking Assist Devices)를 일본의 병원이나 재활시설에 임대해주기 시작했다. 파나소닉(Panasonic),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 레이시온(Raytheon)도 유사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전력공급 없이 작동하는 경량 하지 기기 상업화에 일제히 투자하고 있다. 이 기기는 스프링과 클러치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종아리 근육과 아킬레스건을 움직일 수 있다. 따라서 걸을 때 소모되는 신진대사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이 기기는 노스캐롤라이나 주립 대학교(랠리)와 카네기 멜론 대학교(피츠버그) 같은 미국 대학교 엔지니어들이 개발한 기기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그렉 사위키(Greg Sawicki)는 이렇게 말했다. “시장의 예상은 가히 폭발적입니다.”

“오늘날 인간은 기계를 신체에 장착해 더 강인하고 더 빠르고 더 효율적인 인간으로 거듭나는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휴 헤어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미디어 랩 바이오메카트로닉스 그룹 회장

인간 능력 증진 기술은 군대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예를 들어 엑소 바이오닉스(Ekso Bionics)는 미군과 협력해 무장 외골격을 개발하고 있다. 보병의 행군을 지원하는 이 기기를 사용하면 더 먼 곳까지 더 빠른 시간 안에 뛰어가거나 올라갈 수 있다. 또한 거친 지형으로 무거운 장비를 옮기는 일도 문제 없다. (여기까지) MIT도 건강한 사람들의 평범한 보행을 지원하는 유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헤어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날 인간은 기계를 신체에 장착해 더 강인하고 더 빠르고 더 효율적인 인간으로 거듭나는 시대를 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

인간 능력 증진 기술과 관련된 활동이 늘어나면서 미래학자들은 인간 능력 증진 기술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예측하기 시작했다. 유명 발명가이자 미래학자 겸 구글(Google) 엔지니어링 이사인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2015년 6월 뉴욕에서 열린 금융 컨퍼런스에서 2030년에는 인간이 하이브리드화 되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인간의 뇌가 DNA 가닥으로 만들어진 나노봇을 통해 클라우드에 연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렇게 되면 인간의 사고는 생물학적 사고와 비생물학적 사고를 융합한 하이브리드 사고 방식이 될 것입니다. 인간은 점차 통합되면서 스스로를 향상시킬 것입니다. 제가 볼 때 그것이 인간의 본성입니다. 인간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존재입니다.”

이와 같은 예측을 접한 윤리학자와 정책 입안가들은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인간 능력 증진 기술이 어디까지 뻗어나갈지를 누가 결정하는가? 프로 운동선수가 성과를 향상시키는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라 할 수 없다. 미용 성형은 괜찮다. 치사율이 높은 질병을 예방하는 백신은 절대 옳다. 군대가 “성격 약물(”과 “생각 헬멧(”을 사용한다면 끔찍한 일이다.

한 가지 문제는 간단한 정의에 대한 합의가 부족하다는 점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예를 들어 장애란 무엇인가? UN은 전 세계적으로 약 10억명(전 세계인구의 약 15%)의 사람들이 장애를 안고 있다고 추산했다. 만일 우울증, 정신분열, 자폐증, 기타 인지 장애로까지 장애의 정의가 확대되면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셈이 될 것이다.

10억명

UN은 전 세계적으로 약 10억명의 사람들이 장애를 안고 있다고 추산했다.

의학 아카데미(Academy of Medical Sciences), 브리티시 아카데미(British Academy), 왕립 공학 아카데미(Royal Academy of Engineering), 왕립학회(Royal Society)의 연구자들은 작업장에서 활용되는 인간 능력 증진 기술의 영향을 연구하려 하지만 데이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2년 발간한 보고서에는 “인간 증진과 노동의 미래(Human Enhancement and the Future of Work)”는 몇 가지 문제가 제기되어 있다. 예를 들어 고용주는 인간 능력 증진 기술을 활용하는 직원에게 더 위험한 일을 시켜야 하는가? “인간 능력 증진 기술을 활용하는” 개인은 “평범한” 취업 희망자에 비해 부당하게 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와 같은 기기 비용은 누가 치르는가? 정부인가 보험회사인가 고용주인가……아니면 직원인가?

궁극적으로 이와 같은 문제는 무엇이 인간다운 것인지 묻고 있다. 오토 복 헬스케어(Otto Bock Healthcare)의 연구개발 담당 상무이사인 한스-빌렘 반 빌레트(Hans-Willem van Vliet)는 인간의 바람을 해결하는 “소프트 솔루션”이야말로 소녀가 가상 지형을 경험했던 베를린 과학 센터 전시회 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전제라고 생각한다.

거의 한 세기 동안 오토 복 헬스케어는 인공 팔, 다리를 만들어 왔다. 대부분은 투박하고 차가우며 감각이 전혀 없는 제품이었다. 반 빌레트는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인간은 정서를 지닌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반 빌레트는 미래의 과학은 인간 뇌의 신경 연결통로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과학은 인간의 정서를 지배하는 뇌 부분에 센서를 심어 “바람을 느끼고, 소름이 돋고, 손을 잡는 감촉"을 느끼게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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