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형 인체조직?

3D 생체 프린팅으로 이식과 치료의 새 장을 열다

Charles Wallace
8 June 2014

절실하게 필요한 인체 기관을 실험실에서 만들어내기 위해, 연구자들은 인체 조직 생성에 3D 프린팅을 이용하고 있다.

샌디에고의 한 실험실에서는 아주 작은 간 조직이 인체 내의 실제 간과 마찬가지로 단백질, 효소, 콜레스테롤을 40일 이상 만들어내고 있다. 그러나 가로 세로 각 3mm, 두께 0.5mm에 불과한 이 작은 간 조직은 사람의 간에서 떼어낸 것이 아니다. 이것은 특수 3D 프린터로 '제조된 간 조직'으로 조직 공학의 혁명을 입증하는 증거가 되고 있다.

008년 설립되어 3D 생체 프린팅이라고 하는 제품 상업화에 매진하고 있는 오거노보 홀딩스의 CEO인 키스 머피(Keith Murphy)는 "이 간 조직은 기존의 어떤 모델과 비교하더라도 온전한 간 조직과 아주 흡사한 기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라면서 "바로 이러한 부분이 강력한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 연구를 더 해야 하고 관련 데이터 또한 많이 확보해야 하지만 이 작은 간 조직이 실제 간과 똑같은 기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통해 의약품 시험 시에도 이것이 실제 간과 동일한 기능을 발휘할 것이라는 점을 확신할 수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의 연구자들도 키스 머피와 마찬가지로 흥분에 휩싸여 있다. 이처럼 앞서 나가는 과학자들은 광범위한 영역에 특수 컴퓨터 기술을 도입해 피부, 방광, 뼈, 치아를 비롯한 인체 기관을 완벽하게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 두껍고 복잡한 기관을 만들어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3차원에서는 가장 작은 밀리미터 단위 두께 규모의 조직들도 머지않아 실제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키스 머피
오거보노 홀딩스 CEO(인체 기관 프린팅에 대한 발언 중)

원래의 인체 조직을 대체할 수 있는 인공 조직을 만들어내고자 했던 당초의 목표는 이제 연간 500억 달러 규모의 의약품 개발 사업이 되었다. 그러나 궁극적인 목표는 완벽하게 제 기능을 다하는 간, 신장, 심장과 같은 인체 기관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 연구가 성공한다면 매년 수천 명의 목숨을 구하게 될 것이다.

잉크가 아닌 세포를 프린팅하다

생체 프린팅은 컴퓨터 제어를 통한 3D 프린팅의 형태로 특화되어 있다. 컴퓨터 제어를 통한 3D 프린팅은 사전 결정된 패턴의 레이어를 플라스틱 또는 금속으로 생성한 뒤, 이 레이어들을 보석에서 제트엔진에 이르는 모든 형태로 구체화하는 기술이다. 그러나 생체 프린팅은 살아있는 세포의 "생체 잉크 방울들과 바인딩 젤이 번갈아가며 레이어를 이룬다. 주목할 부분은 배아 줄기 세포나 성체 줄기 세포와 관계 없이 세포가 스스로를 조직해 인체 내에서 수행하는 것과 동일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이다.

3D 생체 프린팅은 마코토 나카무라(Makoto Nakamura)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 현재 일본 도야마대학교의 생명과학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마코토 나카무라는 잉크젯 프린터가 분사하는 잉크 방울의 크기가 생물 세포의 크기와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해 2006년 최초의 3D 생체 프린터를 제작했다.

마코토 나카무라 교수는 "서로 다른 종류의 세포를 이용해 3D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종류의 세포로 이루어진 이중 레이어 튜브 생성에 성공했습니다. 인체 내의 혈관 구조를 본떠 혈관의 내부를 이루는 내피 세포와 혈관의 외부를 이루는 평활근 세포를 생성한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거부 반응 또는 동물 실험 사라져

독일 하노버에 위치한 레이저 센터에서는 두 종류의 세포를 이용해 피부 세포를 3D 프린팅했다. 바로 섬유아 세포와 각질 세포다. 실험실 환경에서는 두 종류의 세포가 나란히 성장해 인체 세포를 복제한 형태로 자라났다.

오거보노 홀딩스의 조직 공학자들이 회사 개발 실험실에서 온전하게 기능하는 인간 조직을 만들어내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이미지 제공 © Organovo Holdings Inc.)

피부 생체-프린팅 팀을 이끌고 있는 로타 코흐(Luther Koch)는 "이러한 이식용 피부를 인간과 쥐에게 이식한 결과 상처 부위를 덮으면서 피부와 동일하게 기능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라면서 "당초 이 피부는 거부 반응을 일으키지 않도록 면역력이 떨어진 쥐에게 이식되었다. 그러나 루터 코흐는 본인의 피부 세포를 활용해 거부 반응을 없애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생체 프린팅된 살아있는 세포는 모두 매우 얇다. 과학자들이 아직 세포의 내부 레이어 생육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루터 코흐는 "프린팅된 세포를 더 두껍게 만들기 위해서는 혈관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세포 내부가 죽어버릴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50억 달러

신약 개발 자금 중 연간 50억 달러 이상이 테스트의 마지막 단계인 간 독성 테스트에 소비되고 있다.

 
생체 프린팅된 피부가 한층 두꺼워지면 전세계 화장품 시장 규모는 연간 2,650억 달러 가량 커질 전망이다. 화장품 회사가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도 신제품의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화장품 회사들은 생체 프린팅을 후원하는 큰 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약 산업도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신약 개발에 투자되는 자금 중 매년 50억 달러 이상이 테스트의 마지막 단계인 간에 대한 간 독성 테스트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키스 머피에 따르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오거노보 홀딩스에서 2014년 말까지 3D 프링틴된 간을 실험실 테스트용으로 도입하여 세포들이 이틀이면 죽고 정확성이 떨어지는 페트리 접시에서의 세포 테스트를 대체할 것이라고 한다. 오거노보 홀딩스는 테스트용 의약품을 반복적으로 투약해도 될 만큼 3D 프린팅된 간이 오래 살아남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렇게 돼야 새로 개발한 제품의 테스트 불합격으로 인한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분한 가능성

컬럼비아대학교 소속 과학자들은 생체 프린팅된 치아와 관절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치아와 관절은 육성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유지하기가 한층 간단하다 컬럼비아대학교 연구팀은 3D 프린팅된 치아를 쥐의 턱뼈에 이식했다. 이식된 치아는 2달 만에 치근막과 새롭게 형성된 뼈의 성장을 촉진시켰다. 또한 연구팀은 생체 프링틴된 엉덩이 뼈를 토끼에게 이식했는데 몇 주 만에 새로운 관절이 형성되어 이식을 받은 토끼들이 걸어 다니기 시작했다.

키스 머피는 "가능성도 충분하고 아직 충족되지 못한 부분도 많이 있는데 특히 제약 분야가 그렇습니다. 두껍고 복잡한 기관을 만들어내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3차원에서는 가장 작은 밀리미터 두께 규모의 조직들도 머지않아 실제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조직을 5년 안에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 실험에 투입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라고 전했다. ◆

Watch Anthony Atala at TED: https://www.youtube.com/watch?v=9RMx31GnNX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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