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접기의 미학

수세기 동안 전해져 온 종이접기가 현대의 엔지니어링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고 있다.

Lindsay James
25 April 2015

종이접기라는 고대 미술은 단순이 아이들의 놀이거리가 아니다. 종이접기의 원리는 테니스 코트 크기의 우주용 태양 전지판을 접는 방식부터 치약의 낭비를 줄이는 방법에 이르는 현대의 다양한 엔지니어링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대다수 사람들에게 종이를 접어서 물체 형상을 만드는 종이접기는 미적 가치 외에는 거의 가치가 없는 취미에 불과하다. 그러나 미국 캘리포니아 주 스탠포드 대학교(Stanford University)의 생체공학과 조교수 마누 프라카쉬(Manu Prakash)는 이 예술 형식을 활용해 수백만 명의 생명을 살릴 잠재력을 지닌 물건을 창조하고 있다.

프라카쉬의 작품은 말라리아나 기면성 뇌염과 같은 혈액 매개 질병을 감지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폴드스코프(Foldscope)라는 강력한 현미경이다. 폴드스코프는 50센트짜리 종이 한 장으로 만들 수 있어서 개발도상국의 의료에 혁명을 불러올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프라카쉬에 따르면 "폴드스코프는 종이접기의 결정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종이접기는 저렴한 비용으로 누구나 손쉽게 익힐 수 있는 제조 공법입니다. 종이접기는 자본주의 체제의 최하위 계층에 위치해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제품의 공급 범위를 확장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종이접기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이 쏟고 있는 사람이 또 있다. 토목 기사이자 호주에 위치한 퀸즈랜드 대학교(University of Queensland) 강사인 조 가타스(Joe Gattas) 역시 플레이트 하우스(Plate House) 개념에 종이접기를 활용했다. 플레이트 하우스는 UN 난민 고등 판무관(UNHCR)이 난민의 거처를 마련하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외부 구조 접이 방식의 건축물이다. 종이접기 방식은 본질적으로 구조적 내구성과 단열 효과가 뛰어날 뿐 아니라 공구나 연결 부품을 사용하지 않고도 조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독일에 거주하는 종이접기 예술가 크리스티나 비슬링(Kristina Wissling)은 종이접기를 활용하면 건축 양식에 특별한 속성을 가미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종이접기는 무게 손실을 최소하면서 내구성을 강화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종이접기의 원리는 가벼운 항공기 동체용 샌드위치 패널 중심부를 설계하는 데도 응용할 수 있습니다."

엔지니어링 기술과 만난 예술

이와 같은 아이디어는 분명 인상적이다. 그러나 종이접기의 원리는 더욱 효과적인 엔지니어링을 촉진하는 비결의 작은 단면에 불과하다.

비슬링은 이렇게 말했다. "종이접기 방식은 특별하고 효율적인 데다 전통적인 제조 방식보다 훨씬 더 폭넓은 가능성을 선사합니다."

미국 캘리포이나 주 패서디나에 자리 잡은 NASA 제트 추진 연구소에서 물리학자 겸 수학자로 일하던 로버트 랭(Robert Lang)은 그 경력을 포기하고 NASA 제트 추진 연구소의 기계 공학자인 브라이언 트레제(Trease)와 공동으로 미래의 우주 탐사 임무에 사용될 종이접기 방식의 태양 전지판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매진하고 있다. 트레제에 따르면 "현재 국제 우주 정거장에 설치된 태양 전지판은 약 84Kw의 전력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태양 전지판을 설치하려면 여러 차례의 우주 로켓 발사와 우주 유영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용과 인력 면에서 엄청난 투자를 감수해야 합니다."

“ 엔지니어링의 생명은 공식이 아니라 상상력입니다. 종이접기는 상상력을 자극할 기폭제 역할을 합니다.”

스타브로스 조르가코풀로스
플로리다 국제 대학교 전기 전자 및 컴퓨터 공학부 부교수

펼치면 꽃과 흡사한 모양이 되는 트레제의 시제품은 2.7미터(8.8피트) 크기로, 모두 펼치면 테니스 코트 3개를 합친 크기의 원형 평면이 된다. "태양 전지판에 종이접기 방식을 응용한 건 유례없는 일이지만 효과는 완벽합니다"라고 트레제는 단언했다. "우주 정거장의 출력을 두 배로 늘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단 한 번의 우주 로켓 발사와 한 차례의 태양 전지판 배치만으로 작업을 완료할 수 있습니다."

늘어나는 성공 사례

종이접기의 응용 범위는 여러 가지 다른 용도와 다양한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 마이애미에 위치한 플로리다 국제 대학교(Florida International University) 전기 전자 및 컴퓨터 공학부 부교수 스타브로스 조르가코풀로스(Stavros Georgakopoulos)는 국립과학재단으로부터 종이접기 방식 안테나 개발 비용으로 20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

조르가코풀로스에 따르면 "기존의 안테나는 크고 운반하기 번거로운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종이접기 방식 안테나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종이접기 방식은 위성 전화와 같은 다양한 유형의 상용 통신 장 비에 응용할 수 있을뿐더러 무선 센서, 건강 모니터링 센서, 휴대형 의료 장비 등에서 활용하기에도 적합합니다."

London-based architecture firm Make has developed a prefabricated origami kiosk that unfolds from a compact box when closed to a shop with an integrated canopy. (Image © Make Architects)

한편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Oxford University) 공학부 출신의 일본계 영국인 종 유(Zhong You, 옥스퍼드 대학 공학부 강사)와 가오리 쿠리바야쉬-시게토미(Kaori Kuribayashi-Shigetomi, 일본 홋카이도 대학교(Hokkaido University) 산하 보건학부 프로젝트 조교수)는 종이접기를 이용하여 무려 12mm(0.47인치)까지 크기를 줄일 수 있는 심장용 스텐트 시제품을 개발했다.

바이오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스텐트를 혈관에 삽입하여 폐색 동맥의 위치까지 밀어 넣은 다음, 최대 23 mm(0.9인치)까지 벌리면 혈관을 개방된 상태로 유지할 수 있어 혈류를 원래 상태로 되돌릴 수 있다. 또한 두 사람은 3D 세포 함유 미세 구조 개발에 종이접기를 응용한 "세포 종이접기"라는 기술도 개발했다. 3D 세포 함유 미세 구조는 중공 형상의 인공 조직을 제작하고 스텐트나 인간 세포 이식 장비 같은 바이오 하이브리드 의료 기기를 제작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 종이접기 방식은 특별하고 효율적인 데다 전통적인 제조 방식보다 훨씬 더 폭넓은 가능성을 선사합니다.”

크리스티나 비슬링
독일 레네슈타트의 종이접기 예술가

자동차 분야 응용 사례

종 유는 종이접기의 에너지 흡수 속성을 자동차 산업에 응용할 방법도 연구 중이다. 종 유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의 연구 진전 상황을 보면 동일한 재료를 사용하더라도 종이접기 구조의 에너지 흡수 능력이 기존의 구조와 재료보다 더 우수한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충돌 시 기존의 충격 흡수 구조에 비해 50% 더 많은 에너지를 흡수하는 충격 흡수 차체를 개발하는 데 성공한 상태입니다."

로버트 랭 역시 독일 하노버에 본사를 둔 기업인 EASi Engineering와 제휴해 종이접기의 원리를 자동차 산업에 응용하여 에어백 배치를 더욱 정확하게 시뮬레이션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EASi는 임의의 에어백이 작동했을 때 접선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알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접속을 파악할 수 있도록 고안된 알고리즘을 소개했습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에어백 충돌 시험 횟수를 줄여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일상 생활에 미치는 영향

종이접기 방식은 일상 생활에도 빠른 속도로 스며들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의 4moms가 개발한 자동 접이식 컨트롤러나 홍콩의 Nanoleaf가 유리 대신 접이식 실리콘을 사용하여 개발한 세계에서 가장 에너지 효율적인 LED 조명이 그와 같은 예에 해당한다.

한편 런던에 본사를 둔 건축회사인 Make는 종이접기 방식의 조립식 키오스크를 개발하여 이미 런던의 카나리 워프(Canary Wharf)에 배치했다. 접으면 컴팩트한 사각형 상자 모양이지만 펼치면 키오스크로 변신한다. 강판에 주름과 경첩을 활용해 아코디언처럼 늘였다 줄일 수 있는 구조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펼친 상태의 형태는 천연 카노피와 유사하기 때문에 밤에 키오스크를 폐쇄하거나 낮에 고객을 응대할 때 설계 구조가 제 효과를 발휘한다.

미국 피닉스에 위치한 애리조나 주립 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에서 실내 건축 디자인을 전공한 22세의 니볼레 푸누조(Nivole Punnuzzo)는 조립식 종이접기를 이용하여 완전히 새로운 설계 구조의 치약 튜브를 고안해 칫솔에 치약을 묻히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낭비를 크게 줄였다.

전도유망한 미래

종이접기 방식의 성공적인 미래를 낙관할 수 있는 응용 분야는 다양하다. "머지않은 미래에 종이접기 방식이 3D 프린팅과 같은 또 다른 신기술에 접목되어 설계자의 툴킷 중 하나로 자리잡을 것으로 확신합니다"라고 로버트 랭은 말한다.

종 유에 따르면 "종이접기 방식에 관한 자금 지원과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새롭고 흥미로운 분야는 향후 몇 년 안에 급격히 발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조업체와 엔지니어가 종이접기 방식의 엄청난 잠재력을 실현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몇 년 안에 더욱 새로운 구조와 재료들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기를 스캔하면 종이접기 방식의 태양 전자판을 볼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E12uju1v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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