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VR 고글을 착용한 사람들이 위를 올려다 보고, 손을 뻗어 만져보고, 감탄하면서 손을 바닥에 짚은 뒤 무릎을 꿇고 기어갑니다.
1963년 이후로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았던 프랑스 몽티냑 인근의 구석기 시대 유적인 "라스코 동굴"을 가상 현실(VR)을 통해 실제 크기로 체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940년 동굴이 발견된 이후 15년 넘게 매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자국, 호흡, 전등빛, 외부 공기 노출 등으로 인해 "선사 시대의 시스티나 성당"으로 일컬어지는 라스코 동굴의 1,900여 점에 달하는 벽화 및 암각화가 훼손될 위험에 처했습니다.
자체 보호를 위해 프랑스 문화부 산하 누벨아키텐 지역문화사무국(Direction régionale des affaires culturelle Nouvelle-Aquitaine) 관계자들은 235미터(770피트)에 달하는 동굴 통로를 폐쇄한 상태입니다. 입장이 절대적으로 금지되어 있고, 보존 담당자와 연구원조차도 방문 인원과 방문 시간을 제한(한 번에 최대 2명, 연간 총 200시간)하는 등 출입이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접근을 제한하는 것은 동굴 벽화 보호에 도움이 되었지만, 대규모 과학자 및 연구원 그룹 간의 대면 연구와 실시간 협업에는 제약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이제 라스코 동굴의 가상 현실 투어가 가능해지면서 동굴이나 관람객들은 어떤 위험도 없이 비틀리고 꺾여진 동굴의 비좁은 공간을 마치 현장에 있는 듯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동굴 가상 투어
동굴이 폐쇄되고 수십 년이 지난 오늘날 프랑스 정부의 전문가들은 라스코 동굴의 유적을 세상에 노출시키지 않고도 사람들에게 유적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일련의 전략을 개발했습니다.
이에, 1982년 라스코 동굴 II가 문을 열었습니다. 이 인공 동굴은 라스코 동굴에서 불과 몇 백 미터 떨어진 언덕에 실제 크기로 재건되었습니다. 2012년에는 라스코 동굴 II에서 재현되지 않았던 벽화의 부분들을 그대로 복제해 대중들에게 공개했는데, 이렇게 글로벌 전시를 위해 특별 제작한 것을 라스코 동굴 III라고 합니다. 2016년 12월 이후, 라스코 동굴을 거의 완벽하게 재현하고 다양한 멀티미디어 도구를 추가한 라스코 동굴 IV가 국제 벽화 예술 센터(Centre International de l’Art Parietal)에서 공개되었습니다.
라스코 동굴 III가 투어를 시작했던 2013년 당시만 해도 동굴을 디지털 3D 방식으로 스캔했습니다. 최근 정부 관계자들이 이러한 스캔을 다쏘시스템과 공유했습니다. 비즈니스 및 산업용 3D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다쏘시스템은 다양한 고고학 및 문화 유산 프로젝트에 자사의 기술을 적용해왔습니다. 다쏘시스템은 컴퓨터를 통해 현실을 똑같이 시뮬레이션하는 3D "버추얼 트윈"을 통해 쿠푸왕의 대 피라미드, 기자(Giza) 평원, 철기 시대부터 19세기까지의 파리 모습, 제2차 세계 대전 시 연합군이 노르망디 침공 이후에 군대와 보급품을 상륙시키기 위해 임시 항구를 건설한 방법 등을 재현했습니다.
다쏘시스템의 혁신 담당 부사장인 Mehdi Tayoubi는 “당사는 혁신을 관리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엔지니어가 새로운 질문을 던질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항상 문화 프로젝트를 활용해왔습니다. 고고학자, 역사가, 예술가 등 새로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새로운 경험을 구축하는 것이 혁신과 틀에 얽매이지 않는 협업을 통해 새로운 종류의 질문을 제기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이 사진 갤러리를 클릭해서 라스코 동굴의 가상 현실 투어를 체험해 보십시오.












최초의 VR 기술
다쏘시스템은 라스코 동굴의 3D 스캔을 가상 현실로 변환함으로써 프랑스 문화부가 라스코 동굴을 대중에게 "재개방"하는 데 도움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자체 개발한 프로토타입 VR 소프트웨어 키트를 테스트하고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 키트 덕분에 전문가가 아닌 사용자도 간단한 빌딩 블록에서 자체적으로 3D VR 시뮬레이션을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특히 라스코 동굴 투어의 경우, 이 키트는 아바타를 이용해 다른 탐방객들을 표시함으로써 각자가 동굴 탐험에 몰입하면서도 다른 탐방객의 위치를 알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러한 인식 기능 덕분에 가상 동굴을 투어하는 사람들은 실제 주변 상황을 살필 필요 없이 고글을 쓴 상태에서 서로 부딪히거나 벽에 부딪히는 일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라스코 동굴 투어는 현재 에펠탑 근처의 건축과 유산의 도시 박물관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투어 중에는 OptiTrack 카메라 시스템을 통해 각 개인의 위치가 다른 탐방객들과 비교해 모니터링됩니다. VR 고글을 쓰면 동굴뿐만 아니라 그룹에 속한 다른 탐방객 6명의 아바타와 가이드의 아바타가 보입니다.
투어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Tayoubi의 팀은 가이드가 제어할 때 이 기술이 가장 잘 작동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가이드는 실시간으로 질문에 답하고, 특정 이미지를 손가락으로 가리켜 강조할 수 있습니다. 멀리 있는 이미지를 보다 자세히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가이드는 제어판을 터치해서 그룹을 천장 쪽으로 "리프팅"하거나 벽 가까이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가상으로 투어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가이드는 가상 현실을 통해 동굴 곳곳으로 탐방객을 안전하게 데려갈 수 있습니다. 탐방객에게 동굴이 개방되었던 시절에조차 일반인이 접근할 수 없었던 구역을 구경시켜줄 수 있습니다.
누벨아키텐 지역문화사무국의 라스코 동굴 보존 책임자인 Muriel Mauriac은 "지금까지 대중에게 공개된 적이 없는 구간이 두 군데 있습니다. 길을 찾기에는 통로가 너무 좁아서 누구도 접근할 수 없었던 구간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연구원이 누리는 이점
연구원들에게 있어 VR 투어는 실제 탐방보다 나은 부분이 있습니다.
"사실, 동굴을 직접 방문하면 지금 이곳에서만큼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없습니다."라고 Mauriac은 말했습니다. “게다가 가상 투어에서는 벽화에 최대한 가까이 갈 수 있습니다. 실제 동굴에서는 5~6미터(16~20피트) 높이에 있는 천장에 벽화가 그려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가상 투어에서는 벽과 그림을 직접 만져볼 수 있고, 놀라운 솜씨를 세부적으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동굴을 여러 번 방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3명, 4명, 5명, 심지어 그 이상의 인원이 동행할 수 있습니다. 실제 동굴에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Jean-Christophe Portais, 누벨아키텐 지역문화사무국 유산 엔지니어
VR 투어에서는 여러 사람이 서로 상호 작용을 하면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에 연구자와 보존 담당자가 서로 원활하게 협업할 수 있습니다.
지역문화사무국의 지역 역사유적 보존부서(Regional Conservation of Historic Monuments, CRMH) 유산 엔지니어인 Jean-Christophe Portais는 "정말 놀랍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동굴을 여러 번 방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3명, 4명, 5명, 심지어 그 이상의 인원이 동행할 수 있습니다. 실제 동굴에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Bordeaux INP(프랑스 국립 전자, 컴퓨터, 통신, 수학, 역학 학교) 연구원이자 교사인 Delphine Lacanette는 투어를 하는 동안 협업할 수 있는 기능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동굴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경우, 투어를 하는 동안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작품에 대해 논의할 수 있습니다. 실제 동굴 내부를 길게 탐방할 수 없는 연구원들에게는 실로 유익하고 보완적인 방법입니다."라고 Lacanette는 덧붙였습니다.
투어 참여 방법
실제 크기의 라스코 동굴을 가상 투어할 수 있는 전시회가 주말 및 프랑스 연휴 기간에 예약제를 통해 대중에 공개됩니다. 투어를 예약하고 티켓을 구매하려면 여기를 클릭하십시오. 거동이 불편한 분들도 투어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단, 청각이나 시각에 문제가 있는 분들에게는 관람을 권하지 않습니다.
다쏘시스템이 3D를 활용해 세계적인 유적지들을 어떻게 재건하고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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