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탈출의 열쇠, 데이터

데이터는 넘쳐나는데, 해운업계에서 데이터를 활용해 운영을 개선하는 선박 소유주는 찾아보기 힘들다

Gregory Trauthwein
20 November 2016

전 세계 선박 수가 91,000대에 달하는 가운데, 해운업계는 사회적, 경제적, 지리적 국경을 넘나들고 있지만, 빅데이터를 수용함으로써 데이터의 경계를 초월하는 데는 여전히 소극적이다. 선택할 수 있는 통신 방식이 다양해지고 통신 속도가 향상되자 선박들이 하나둘씩 효율성과 비용 절감 효과를 보장하는 데이터 혁명에 동참하기 시작했지만, 과연 무엇이 해운업계에 종사하는 기업 중 대다수를 디지털 시대에 동참하게 만드는 도화선으로 작용하게 될 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

해운업용 특수 IT 시스템 제조업체인 트란사스(Transas)의 CEO 프랭크 콜스(Frank Coles)가 전 세계 해운 업계에 미치는 빅데이터의 영향을 명쾌하게 요약했다. 콜스는 "빅데이터는 선박을 운항 하는 과정에서 수집하는 모든 데이터를 의 미하고 스마트 데이터는 데이터를 걸러내고 이를 더욱 현명한 방법으로 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차이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신기 술을 도입하는데 보수적이고 데이터를 분석 해 선박 운항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개선하 러 나서는데 훨씬 더 소극적이라고 널리 알 려진 산업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콜스 같은 사고의 리더들은 이 같은 태도를 바꾸는데 앞장서고 있다.

콜스는 "매일 정오에 본사로 선박 운항 상황 을 보고하는 관례에 따라 종이로 된 '정오' 보고서가 아직도 작성되고 있다. 선장은 엄 청나게 많은 서류 작업에서 헤어나지 못하 고 있는데, 바로 이것이 자동화가 절실한 이 유다. 해운업계는 태도를 바꿀 필요가 있는 데, 사고방식 자체가 다른 다음 세대의 시대 가 되면 변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생각하 고 있다"고 덧붙였다.
왜 변해야 할까? 비즈니스에 호재로 작용하 기 때문이다.

이글 벌크 쉬핑(Eagle Bulk Shipping)의 선 박 성능 선임관리자인 조나단 다우셋
(Jonathan Dowsett)은 "해운업은 대단히 보 수적이고 항상 같은 사람들과 작업하기를 고 집할 정도로 정서를 중시한다. 하지만 이제 는 해운업에 종사하는 기업도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방식을 수용할 줄 알아야 한다. 지금 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운영하는 것은 곤란하다는 뜻으로 해석해도 좋다"고 말했다.

기업 통합, 갈수록 촘촘히 연결되는 물류 체 제, 선박을 소유한 디지털 세대의 증가와 같 은 추세가 새로운 솔루션을 도입하는 선박 소유자와 운영자가 늘어나는데 일조하고 있 다. 또한, 꾸준히 향상되는 VSAT의 통신 속 도도 여기에 한몫 한다. DNV GL의 연구 결 과에 따르면, 2015년 선박의 최대 송수신 속 도는 약 10Gbps였는데, 2025년이면 200Gbps 이상으로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 상된다.

외부의 압력이 주된 이유이기는 하지만 빅 데이터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최초의 해운업계 부문은 서비스 산업의 뿌리로 일 컬어지는 유람선과 고도로 자동화된 세계 물류 체제에서 중요 역할을 담당하는 컨테 이너 수송선이다. 그러나 컨테이너 수송선과 유람선을 전부 합쳐도 91,000대에 달하는 전 세계 선박의 12%에도 미치지 못한다. 다시 말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당장 변화가 절실한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 적인 선급 기관인 미국선급협회(ABS)의 수 석부사장 겸 최고 기술책임자인 하워드 파 이어맨(Howard Fireman)은 마침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파이어맨은 "실시간 액세스, 모니터링과 분 석에 대한 해운업계의 의존도가 날로 높아 지고 있다. 지금은 데이터 중심 시대다. 이제 는 사람들이 데이터에 의해 움직인다. 따라 서 데이터를 활용 및 해석하는 방법이 미래 의 가능성을 여는데 더욱 중요해졌다. 현재 해운업계는 예측 분석을 지원하는 데이터 분석 도구를 이용해 효과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변곡점에 도달해 있는 상태다"라고 말했다.

벌크선의 불황으로 문제 가중

실용적이고 튼튼하면서도 첨단 설비가 적어 일반적으로 더 저렴한 바다의 '픽업 트럭'으 로 불리는 벌크선 사업 부문은 고급 데이터 분석 솔루션에 투자할 만한 여건이 전혀 갖 춰져 있지 않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릴 지 모르겠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세계 경기 침체와 수천 대에 달하는 대형 신 형 선박의 유입 여파로 배는 너무 많은데 화 물은 너무 적다는 단순한 수요와 공급의 원 칙 때문에 벌크선 사업 부문은 거의 10년 동 안 부진을 면치 못했다. 그로 인해 2009년에 4661점이었던 BDI(Baltic Dry Index) 운임지 수가 2016년 10월에 831점으로 폭락했다. 불 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세계 3위의 수프라막 스 벌크선 사업체로서 50,000~60,000DWT 규모의 선박을 운항 중인 미국의 이글 벌크 쉬핑(Eagle Bulk Shipping)은 빅데이터를 수용하고 고급 분석을 할 수 있는 솔루션을 도입했다.

다우셋은 "벌크선과 벌크선 사업체에게는 힘 든 시기이기 때문에 차별화를 모색할 필요 가 있다.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를 수용하는 것도 좋은 방편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우 셋의 업무는 각종 데이터를 수집한 후 더욱 현명한 비즈니스 설정을 더욱 신속하게 내 리는데 활용할 수 있는 분석 정보, 즉 통찰 력을 추출하는 것이다.

데이터로 불황 극복

다우셋은 또 "항로부터 선박을 건선거(乾船 渠)에 넣고 선체에 도포하는 오염 방지 도료 의 종류에 이르는 모든 것을 최적화할 수 있 다. 적절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으므로 급 변하는 시장 상황과 급격히 발전하는 산업 에 더 이상 효과적이지 못한 느낌을 주는 관 례에 의존하기보다는 결정 공간을 시뮬레이 션하고 데이터를 이용하여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40대의 수프라막스급 벌크선을 보유하고 운 항 중인 이글 벌크 쉬핑은 사업 운영과 기술 관리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다 우셋은 해운업에 새로운 세대가 부상하고 있음을 알리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웹 인스티튜트(Webb Institute)에서 조선공학 학사 과정을 거쳐 캠브리지대학교에서 환경 친화적 개발 공학석사 과정을 이수했다. 다 우셋은 코펜하겐에 위치한 Maersk Group에 서 몇 년간 일하다 2016년 1월 이글 벌크 쉬 핑으로 자리를 옮겼다. 콜스는 해운업계 전 체에 요구하는 태도 변화를 온몸으로 실천 하고 있는 인물이다.

다우셋은 "선박 속도부터 날씨와 연료 소모 량에 이르는 모든 것에 대한 정보를 운항 중 에 수집할 수 있다. 심지어 주기관에 설치된 특정 실린더의 구체적인 압력 같은 더욱 세 부적인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모든 데이터 를 주기적으로 지상으로 전송하여 일기 예 측용 날씨 데이터 같은 다른 데이터 세트와 취합하면 속도, 바람, 기상 조건에 따라 연료 소비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다양한 운항 모 델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처리 과정을 전산화한 덕분에 이글 벌크 쉬핑은 수주가 아닌 수 분 만에 결정을 내리고 실시간에 가까운 속도로 선박과 지 상이 조율하고 협력할 수 있게 되었다. 따라 서 운항 중인 선장이 신속하게 선원들에게 지시를 내릴 수 있어 한결 수월하게 운항 비 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

폭증하는 데이터 관리

승선한 선원들이 매일 한 번씩 데이터를 전
송하던 관례에서 벗어나 1초에도 몇 번씩 데 이터를 교환할 수 있게 됐다.

다우셋은 "이제는 실시간으로 시정조치를 내 릴 수 있게 됐다. 전에는 일주일이 지나서야 최적의 운항 속도를 찾아낼 수 있었는데 이 제 2분이면 족하다"고 말했다.

더욱 다양하고 더욱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 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지만, 최대 난제는 수집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활용 하는데 있다.

다우셋은 또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수집 하고 엄청나게 다양한 모델을 분석하기 때 문에 아예 알아차리지도 못했던 비효율적인 운영과 비능률적인 기술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박과 지상 간의 이 와 같은 실시간 정보 교환을 통해 뜻밖의 예 측 능력까지 확보되면 사후 조치 중심이 아 닌 사전 예방 중심의 지속적인 보완도 가능 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기 를 주저하는 사람과 기업은 시대에 뒤쳐지 고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다"고 결론 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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