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내 친구?

로봇이 점점 더 인간에 가까워지면서 윤리적 문제들이 떠오르고 있다.

Dan Headrick
19 February 2014

재난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를 달래 주고,아이와 노인을 돌보고, 또 외로운 사람들의 친구가 되어주는 로봇. 이제 로봇은 인간과 기계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동시에 위험도 안겨줄 수 있는 존재로 자리잡고 있다.

2013년 8월 3일 일본의 로켓이 일본 남부에 위치한 타네가시마 우주 센터 를 박차고 캄캄한 새벽 하늘로 날아 올랐다. 로켓 안에는 국제 우주 스테이션과 그곳에 상주하는 6명의 우주인에게 전달하 기 위한 3.5톤의 공급 물자들이 실려 있었다.

로켓에는 물, 식량, 부품, 도구와 함께 34센 티미터 크기의 로봇인 키로보(Kirobo)가 함 께 실렸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형처럼 생 겼지만 키로보는 장난감이 아니다. 키로보는 우주 스테이션에 머물고 있는 우주인 고이 치 와카타(Koichi Wakata)의 친구다. 고이치 와카타의 기분을 감지할 수 있도록 프로그 래밍된 키로보는 지속적으로 일본어를 학습 해 나가면서 언제든 고이치 와타카와 일본 어로 대화를 나누고, 기나긴 우주여행으로 인한 우주인의 스트레스를 줄여줄 수 있도 록 설계되었다.

키로보와 지상에 남은 로봇 미라타(Mirata) 는 키보 로봇 프로젝트의 산물이다. 키보 로 봇 프로젝트는 인간과 로봇의 상호작용을 연구하기 위해 도쿄 대학교 산하 첨단과학 기술 연구센터의 과학자와 공학자들이 도요 타 자동차, 일본의 로보 거라지(Robo Garage), 홍보회사 덴추(Dentsu)와 공동으 로 출범시킨 프로젝트다. 프로젝트를 추진하 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기자회견장에 나타 난 키로보가 이 질문에 직접 대답했다. "저는 인간과 로봇이 공존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드 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우리 생활 속의 로봇

최근 수 십년 동안 얼굴 없는 산업용 로봇 은 제조업을 최첨단으로 변화시켰다. 항공권 티켓 발매 키오스크, 은행의 현금자동지급 기, 식료품점의 자동화된 계산 시스템 같은 여러 기계들이 인간의 상호작용을 대체하게 되었다. 그러나 학습하고 적응하면서 인간의 마음을 사로 잡고 정서적 유대관계를 형성 하는 로봇은 인간이 된다는 것의 의미 자체 에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로봇은 지난 수 십 년간 우리와 더불어 공 존했고, 처음에는 대체 노동력으로 도입되었 다. 이러한 로봇은 집중력이 뛰어났고, 반복 적인 작업에도 지루해하지 않았으며, 휴가도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러나 서비스 로봇은 인간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전문 서비스 로봇의 40% 이상 은 군사용으로 사용되는데, 의료, 물류, 건 설, 수중 작업용으로도 활용된다. 개인용 가 사 서비스 로봇은 기본적으로 청소, 정원 관 리, 오락, 교육, 연구용 등으로 사용된다.

로봇산업협회인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개 인용 서비스 로봇의 세계 시장의 규모는 12 억 달러로 아직은 크다고 할 수 없지만 2012 년 판매량은 2011년 대비 20% 상승했다.

로봇과의 대화

오늘날 로봇 연구가들은 인간의 사회적 환 경에 대해 철저하게 탐구하고 있다. 농담 및 언어, 지역적 표현, 문화적 배경, 기분 및 정 서, 표정 언어 및 몸짓 언어를 비롯하여, 일 상 생활에서 흔하게 벌어지는 기계에 대한 인간의 상호작용 방식에 대해서도 빈틈없이 연구한다.

“ 저는 인간과 로봇이 공존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드는 데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키로보
역사상 최초로 우주 공간으로 날아간 로봇

이러한 연구를 통해 진화적 적응적 학습 및 인지 기술, 그리고 (인간의 신체가 느끼는 모든 것을 생물학적 메커니즘으로 복제하는) 체지각 제어 및 인텔리전트 감지 센서 기능 을 갖춘 자율 시스템의 발전이 크게 앞당겨 졌다. IBM과 미 국방성산하 국방첨단과학기 술연구소에서는 신경세포, 신경세포 접합부, 그리고 포유류 뇌 속의 연결 연결 상태를 본 뜬 신경망 칩 개발에 나섰다.

또한 연구자들은 인간의 피부를 본뜬 연조 직 개발, 안면의 혈액 흐름, 다른 사람의 눈 동자와 몸짓 언어를 통해 인식할 수 있는 미묘한 감정 변화 연구에도 힘을 쏟고 있다. 관련 기술은 급속하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 에 과학자와 공학자들은 심리학, 사회학, 철 학, 법학자들과 공동으로 머지 않아 실현될 것으로 보이는 로봇과 인간이 사회적 관계 를 공유하는 세상의 의미에 대해서도 연구 하고 있다.

저녁 식사 자리도 함께 하는 로봇

미국 뉴욕시에 위치한 매릴린 몬로봇 연구 소의 사장인 헤더 나이트(Heather Knight)는 나사(NASA), MIT, 그리고 카네기 멜론 로봇 연구소의 연구원이기도 하다.

헤더 나이트는 로봇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사람을 사로잡는 카리스마가 있다고 생각한 다. 2013년 4월 와이어드(Wired)에 기고한 글에서 헤더 나이트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 은 로봇이 신뢰와 존중, 관심과 지루함, 또 는 사회적으로 적절한 감정을 표현할 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으로 하여금 로봇을 주변 에 두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하는 것"이라 고 기술했다.

영국 허트포드셔 대학의 컴퓨터공학부 인공 지능 담당 교수인 커스타인 다우텐한 박사 (Dr. Kerstin Dautenhahn)는 "자폐증이 있는 아이들은 로봇을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1998년부터 자폐 아동과 로봇의 관계 형성 에 대해 연구한 커스타인 다우텐한 박사는 용도에 맞는 로봇의 경우에는 자폐 아동이 필요로 하는 "안전하고 예측 가능한 환경, 그 리고 개인적 판단이 필요 없는 즐거운 환경" 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로봇과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또 다른 집단은 고령자들이다. 커스타인 다우텐한 박 사는 가정에서 로봇이 어떠한 형태로 고령 자들에게 신체적, 인지적 및 사회적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하고 있고, 개별 사용자에게 필요한 맞춤형 사회적 로봇 설 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011년 3월 지진으로 인한 쓰나미 가 발생했을 때 일본 케세누마의 임시 거주지에 투입된 치료용 로봇 물개 파로(Paro) (이미지 제공: © Kazuhiro Nogi/AFP/Getty Images)

“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우리 인간으로 하여금 로봇을 주변에 두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하는 것입니다.”

헤더 나이트
NASA, MIT, 카네기 멜론의 로봇 연구자

이미 첫번째 실험이 일본에서 진행 중이다. 와세다 대학교 산하 휴머노이드 로보틱스 연구소(Humanoid Robotics Institute) 소장 겸 기계공학과 교수인 아츠오 타가니시 (Atsuo Takanishi)는 "일본이 전 세계에서 가 장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며 "실제적으로 지금의 일본이 개인용 로봇 연 구와 상업적 개발의 진원지일지도 모릅니 다."고 말했다.

로봇과 관련된 새로운 법률

최근 수행된 유로바로미터(Eurobarometer)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럽인들도 로봇을 좋아 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사회가 사회적 로봇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에 대해 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일례로, 최근 비평가들은 아동 보육용 로봇을 시장 에 내놓고 싶어하는 기업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커스타인 다우텐한 박사는 "아동 보육용 로 봇이 아이들에게 안전하다며 시장에서 판매 되는 것이 우려된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는 "대부분의 부모들은 기업의 주장이 맞 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 이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정서적 욕구를 로 봇이 제공할 수 있는 것처럼 왜곡해서는 안 됩니다."라고 말했다.

안니나 후투넨(Anniina Huttunen)은 헬싱 키 대학 산하 '변화하는 세계와 국제 경제 법 연구소'의 법학대학원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녀는 인텔리전트 시스템이 지 적 재산권, 소유권, 법적 책임에 관련된 문 제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로봇 이 인간에게 부상을 입혔을 경우에 그 책임 이 로봇의 소유자에게 있는 것인지, 아니면 로봇에게 있는 것인지와 같은 문제들이다. 기존 법으로는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

미국 MIT의 과학 및 기술에 대한 사회적 연 구 담당 교수 셰리 터클(Sherry Turkle)은 인간이 지난 30여 년 동안 기술과 상호작용 해온 방식에 대해 연구해왔다. 최근 발간한 저서 『고독한 공존: 우리는 왜 기술에 더 많은 기대를 걸고 서로에게는 덜 기대하는 가』에서, 셰리 터클은 인간이 인간과의 상 호작용 대신 로봇, 전화, 컴퓨터와의 상호작 용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는 안타까운 동향 에 대해 기술했다. 인간과 로봇이 상호작용 하는 시대로 들어섰다고 언급한 셰리 터클 은 미국과학진흥협회에서 주최한 모임에서 참가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것은 기업 을 대표할만한 로봇을 생산할 수 있게 되어 서가 아니라 이들이 생산한 로봇을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신세대의 새로운 태도

그러는 사이 우주 공간의 동반자가 된 키로 보는 일본 아이들의 상상력을 사로잡았다. 커스타인 다우텐한 박사는 이 아이들이 성 인이 되면 동반자로서의 로봇이라는 개념은 훨씬 더 보편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폰을 만지작 거리며 자란 세대가 장차 성인이 되면 이들이 기술과 상호작용하는 태도는 지금과 사뭇 다를 것입니다. 더 많은 것들이 용인될 것입니다. 로봇은 단지 인간 이 작동할 수 있는 물건이라기 보다는 사회 에 통합된 존재가 될 것입니다."

로봇 설계자 헤더 나이트는 이미 이러한 통 합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헤더 나이트는 이렇게 적고 있다. "우리는 이미 휴대폰, 소 셜 미디어 정체성, 앱, 자동차라는 외골격과 결합된 사이보그와 다름 없는 존재가 되었 습니다. 애인이나 친구를 버리고 로봇을 택 할 필요는 없습니다. 인간은 로봇과는 차원 이 다른 복잡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 만 로봇은 환상적인 도우미가 되어줄 것입 니다." ◆

http://www.youtube.com/watch?v=VcuFk-QK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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