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

좋은 기업 문화와 실천이 더 큰 수익으로 돌아온다

Charles Wallace
27 October 2015

진정한 사회적 기업은 단순히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저소득층 소비자들도 감당할 만한 가격에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 사회적 기업들은 전력망이 제대로 구축되지 못한 지역에 저렴한 비용으로 전력을 공급하기도 하고, 저렴한 가격의 정품 말라리아 백신을 제공하여 가짜 백신을 내몰아내기도 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주역들은 사업을 올바른 방향으로 실천해 나가는 것이 사회에 유익한 일들을 더욱 많이 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인도 시골 지역에서는 수백 명의 여성들이 중년 고객들에게 제품을 전달하기 위해 매일 분주하게 뛰어 다니고 있다. 이 제품은 고객이 택한 직업에서 성공을 거두고, 보다 행복한 삶을 즐길 수 있게 도와줄 특별한 제품이다. 획기적인 기술 제품을 판매하는 건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이들에게 전달되는 제품은 바로 선진국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구입해 쓸 수 있는 평범한 안경이다. 하지만 인도 같이 가난한 나라에서는 시력이 좋지 않은 수백만 명이 안경이 없어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로 인해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시력이 나빠 음식조차 못 만드는 사람도 있을 정도이다.

뉴욕의 검안사 조던 카살로프(Jordan Kassalow)가 조직한 비전스프링(VisionSpring) 같은 비영리조직 덕분에 개발도상국에서는 안경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사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대학생 시절 카살로프는 멕시코와 콜럼비아의 안과에서 자원봉사를 하던 중 전체 환자의 사분의 일이 특별한 수술이나 치료 없이, 그저 안경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노년에 발생한 근시나 40세 이후 흔히 겪게 되는 노안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이런 상태의 환자들은 대부분 더 이상 직조공이나 재단사, 은세공인과 같이 정밀한 작업을 요하는 직업들을 유지할 수 없다. 비전스프링은 이와 같은 현실을 바꿀 방법을 찾고 있다.

구매자와 기업 모두에게 혜택을

카살로프는 사회적 기업으로 알려진 새로운 유형의 자선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은 다국적 기업이 활용하는 기존의 비즈니스 기법을 활용해 자선 사업을 실천하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적 기업은 기존의 자선단체처럼 제품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한다. 제품 구매를 통해 원동력을 얻게 된 고객층을 확보하고 그들로부터 중요한 피드백을 제공받는다. 이 사회적 기업들은 비즈니스를 통해 창출된 이윤을 이용해 다른 나라로 자선 사업을 확대한다. 일반 소비재 공급업체들이 자사 전략의 효과를 확인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들의 전략이 제대로 통하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제품은 가치와 매력을 갖추고 적합한 가격이 책정되어야 하며, 스타일도 살아야 사람들이 지갑을 열게 되는 법”

조던 카살로프
비전스프링 설립자

카살로프는 “핵심은 단순히 나눠주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와 상호 협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제품은 가치와 매력을 갖추고 적합한 가격이 책정되어야 하며, 스타일도 살아야 사람들이 지갑을 열게 되는 법"이라고 지적하며 비전스프링이 고객의 필요를 맞추기 위해 더욱 사업 역량을 끌어올리고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다.

비즈니스 경영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 앤 컴퍼니(McKinsey & Company)의 이사였던 짐 아얄라(Jim Ayala)는 현재 필리핀에서 하이브리드 소셜 솔루션(Hybrid Social Solutions, HSS)이라는 비정부기구를 운영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소셜 솔루션은 전력망이 구축되지 않아 전기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전력을 제공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소셜 솔루션은 태양력을 이용한 전기 같은 제품을 제공해 어부가 밤에 조업할 수 있게 도와주고, 값비싼 양초나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손전등이 없이도 학생이 야간에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당사도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이를 통해 고객의 필요와 지불 능력을 파악합니다.”

짐 아얄라
하이브리드 소셜 솔루션 설립자

아얄라는 “기존의 기업과 마찬가지로 당사도 많은 양의 데이터를 수집하며 이를 통해 고객의 필요와 지불 능력을 파악한다"고 밝혔다. 평범한 등유 손전등을 사용하려면 100달러의 비용이 소요되는데, 대부분의 가난한 농민들은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다. 아얄라가 운영하는 비영리조직은 소액 금융사와 손잡고 단기 대출을 제공하여 고객이 태양력을 이용한 손전등을 구입할 수 있게 한다. 손전등에 필요한 연료를 구입할 필요가 없어진 고객은 절약한 비용을 저축해 대출을 되갚을 수 있다. 3개월 내지 4개월이면 대출을 모두 갚을 수 있으므로 이후부터는 태양력을 이용한 손전등을 이용함으로써 절약되는 비용은 고객의 주머니에 고스란히 남게 된다.

이로운 일을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1983년 출범한 방글라데시 그라민 은행(Grameen Bank)의 무함마드 유누스(Muhammad Yunus, 2006년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창안한 마이크로크레디트(microcredit) 같은 기법은 “사회적 기업”이라는 말이 생기기도 전인 지난 십여 년 동안 개발도상국에서 성공적으로 운영되어왔다.

그렇다면 카살로프와 아얄라의 접근법은 어떤 점에서 차별화되는 것인가? 사회적 기업의 지적 바탕을 제공자로 여겨지는 J. 그레고리 디즈(J. Gregory Dees)처럼 카살로프와 아얄라는 기업이 단지 자산사업을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임무를 다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끊임없이 찾고 지속적인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품뿐 아니라 사업의 결과물에 대해서도 높은 책임감을 보일 것을 주문한다. 이를 위한 최선의 방책은 이윤을 추구하는 것과 흡사한 방식으로 사업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평가해야 한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eBay)를 창업한 억만장자 제프 스콜(Jeff Skoll)이 영국의 옥스포드 대학교에 사회적 기업을 위한 스콜 센터(Skoll Centre for Social Entrepreneurship)를 개설할 정도로 현재 사회적 기업이라는 개념은 한창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 노스캐롤라이나주 더햄의 듀크 대학교, 캘리포니아주 팔로 알토의 스탠포드 대학교, 파리의 파리정치대학(Institut d’études politiques de Paris, “과학 포(Science Po)”) 등을 비롯해 많은 학교에서 사회적 기업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은 빈곤, 주변화, 환경파괴, 그리고 이런 것들로 인해 빚어지는 인간 존엄성 상실을 불러일으키는 주범인 시스템과 관행을 변화시키는 데 주안점을 둔다"

스콜 재단
사회적 기업 관련 기구

역시 스콜이 창립한 사회적 기업 관련 기구인 스콜 재단(Skoll Foundation)에 따르면 사회적 기업은 빈곤, 주변화(marginalization), 환경파괴, 그리고 이런 것들로 인해 빚어지는 인간 존엄성 상실을 불러일으키는 주범인 시스템과 관행을 변화시키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싹트는 작은 씨앗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또 다른 사회적 기업으로는 올리버 와이먼(Oliver Wyman)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일했던 앤드류 윤(Andrew Youn)이 윤영하는 기업을 꼽을 수 있다. 앤드류 윤은 아프리카에서 원 에이커 펀드(One Acre Fund)라는 비영리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원 에이커 펀드는 케냐, 브룬디, 탄자니아의 소규모 농민에게 씨앗 구입자금을 지원하고 농업기술을 가르치며 생산물을 시장에 내다팔 수 있는 이동수단을 지원해 소규모 농민의 소득을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앤드류 윤은 "'고객이 왕’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고 강조하며 자사 사업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당사는 1,000곳의 매장을 두고 있는데 실적이 나빠지면 당장 지원을 중단합니다. 벌어들인 수익을 스스로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방식으로 사용합니다." 그와 같은 혁신의 결과 앤드류 윤이 운영하는 원 에이커 펀드는 이윤을 재투자해 3,100명의 정규직 직원을 두고 278,000명의 농민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성장했다.

278,000

원 에이커 펀드는 이윤을 재투자해 3,100명의 정규직 직원을 두고 278,000명의 농민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성장했다.

아프리카에서 활동하는 또 다른 비영리 조직인 리빙 굳스(Living Goods)는 온라인 여행의류업체인 트래블스미스(TravelSmith)를 설립해 부를 쌓은 미국인인 척 슬로터(Chuck Slaughter)가 설립한 조직이다. 리빙 굳스는 유명한 화장품 방문판매조직인 에이번 레이디스(Avon Ladies) 같은 여성 판매팀을 조직해 아프리카 가정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으로 의약품을 판매한다. 슬로터는 판매원당 소매 매출, 제품당 수익 같은 다양한 측면에서 비즈니스 측정치를 연구해 비즈니스 모델을 수정할 필요가 있는지 판단한다.

리빙 굳스는 자사 고객뿐 아니라 다른 고객도 지원한다. 스톡홀름 대학교, 스톡홀름 경제대학교 및 하버드 대학교의 연구자들이 2013년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리빙 굳스가 우간다 시장에 진입하면서 민영 약국에서 판매하던 가짜 말라리아 백신 판매가 줄어들었고 진품 말라리아 백신 가격도 함께 하락했다고 한다. 정품 말라리아 백신 사용률은 40% 가까이 증가했다.

원 에이커 펀드 현장 지도사가 농민에게 파종줄 사용법을 알려주고 있다. 파종줄을 사용하면 씨앗을 적절한 장소에 파종해 수확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미지 © Hailey Tucker / One Acre Fund)

이 모든 사회적 기업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피라미드의 바닥을 이루는” 수십 억의 사람들이 강력한 잠재 고객층을 이룬다는 믿음이다. 이 고객들은 힘들게 벌어들인 돈을 적절하고 매력적인 제품을 제공하는 기업에게 기꺼이 지불할 의사가 있는 고객층이다. 비전스프링(VisionSpring)의 운영자인 카살로프는 다국적 소비재 판매기업이 유럽과 미국에서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저렴한 절약형 대용량 샴푸를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지만 초기에 실패한 사례를 예로 든다. 하지만 이 기업이 일회용 알루미늄 포장지에 샴푸를 담아 그 지역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에 맞춰 재판매하기 시작하자 고객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고 샴푸는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이와 유사하게 아프리카에는 휴대폰이 널리 보급되지 못했다. 그러나 통신업체가 자동판매기를 통해 1달러짜리 충전식 선불카드를 선보이자 가장 가난한 사람도 휴대폰을 필요에 따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제품 한 개당 가격이 아니라 고객의 제한된 현금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직관에는 어긋날지라도 유효하게 작동하는 가격 공식을 찾아낼 수 있었던 것이다.

KNOW YOUR CUSTOMER

앤드류 윤은 피라미드의 바닥을 이루는 고객이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거주해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하지 못한다는 사실에서 또 다른 교훈을 얻었다고 말한다. 원 에이커 펀드는 아주 먼 지역까지 찾아가는 ‘배송지점’을 갖춰 이 문제를 해결했다.

한편 하이브리드 소셜 솔루션을 운영하는 아얄라는 저소득층 고객이 싸구려 제품을 원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심지어 가장 가난한 사람조차도 품질과 스타일을 따지는 눈을 갖고 있다. 더 비싸더라도 일을 더 잘 할 수 있게 해주고, 내구성이 더 뛰어나고, 정량화하기 힘든 패션 감각을 제공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카살로프는 제품 구입에 있어서 부자만이 미적 감각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고 지적한다. 카살로프는 "제품이 판매하는 지역의 문화에 적절히 버무려지고 고객을 향한 열망을 담고 있어야 하는데, 고객들도 남들에게 가장 좋은 모습으로 비춰지길 원하며, 배척당하지 않고 싶어하는 심리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사회 계층 피라미드의 바닥에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패션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결론내린다. ◆

자세한 내용에 대하여는 다음 웹 사이트 참조.
http://skollfoundatio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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