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인류

문화 연구의 새로운 인식

Jonathan Shaw
26 October 2012

소셜 미디어부터 3D 가상화에 이르기까지, 기술은 인간이 연구하는 방식, 연구자의 질문, 그리고 정답을 찾기 위해 검색에 사용하는 데이터를 바꾸고 있다. 하버드 매거진(Harvard Magazine)은 최근 기술이 «문화를 저장하는 선박»을 바꾸는 몇 가지 방식을 조사했다.

피터 데르 마누엘리안(Peter Der anuelian)은 "불편하시면 끄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하버드 대학교의 이집트학 대가인 마누엘리안 교수는 소형 항공기에서 볼 수 있는 비행 제어장치를 시뮬레이션하는 기법으로 이집트 사막에 펼쳐진 커다란 한 줄의 야자수를 따라가고 있다.

우리는 지금 나무 꼭대기 위로 빠르고 낮게 이동하는 중이다. 마누엘리안이 어느 큰 야자수를 향해 급강하할 때, 승객은 본능적으로 두 발을 들지만 이 비행은 완전히 가상이기 때문에 전혀 불필요한 예방책이다.

승객은 너비가 23ft인 대형 스크린 앞에 앉은 학생이며, 마누엘리안 교수는 이 스크린에 4,500년 전 쿠푸(Khufu) 파라오가 죽었을 당시 기자 고원(Giza Plateau)으로 떠나는 여행의 일부로 3D 가상 세계를 투사하고 있다. 마누엘리안 교수는 쿠푸의 장례식이 거행되는 순간으로 여행객이 탄 비행기를 몰고 있다. 파라오의 미이라는 관 속에 누워 있고, 표범 가죽을 입은 사제와 주문을 외우는 문상객이 그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이들은 아바타이며, 몇몇은 이 시기의 이집트 관료상에서 얼굴을 따왔다. 

어떤 학생이 질문을 하자, 마누엘리안 교수는 약탈당한 묘실로 이동하기 위해 샤프트를 내려서 급경사를 타고 갔는데 이 묘실은 하버드 최초의 이집트학 교수 조지 라이즈너(George Reisner)가 이렇게 재창조가 가능하도록 세부 사진을 많이 촬영했던 106년 전 이후에는 공개된 적이 없다.

역사 문화의 시각화

마누엘리안 교수가 제작한 3D 시각화는 비디오보다 더 강력한 학습 지도 및 리서치 도구이다. 마누엘리안 교수는 "역사 현장에서 어떤 질문을 받으면 실시간으로 탐색하면서 궁금증을 풀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다양한 시기의 역사 현장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라미드가 절반만 건설되었거나 3/4이 건설된 경우, 또는 100% 완공된 시점으로 이동이 가능합니다."라고 덧붙였다.

가상 세계를 구현하면 리서치 결과가 더욱 풍부해지는데, 특히 알지 못했던 점이 더욱 그렇다. "이 프로세스에서는 방부 처리된 미이라가 사원에 있었는지 아니면 정화 텐트 어딘가에 있었는지, 이 캐노피가 정원의 한가운데에 있어야 하는지, 틈새에 몇 개의 조각상이 있었는지 등의 여러 리서치 질문이 발생합니다."

건물 간의 관계부터 벽면의 높이와 조각상 및 장례 물품의 위치까지 모든 것이 인류학적 증거, 즉, 예술품, 유리 그릇, 탐험 사진 음화, 인류사적 그림, 노트 및 일기 등을 기반으로 한다. 이 데이터는 하버드 대학교-보스턴 미술관과 라이즈너 박사가 공동으로 취합한 것으로, 기자에서 유물을 발견하고 상세히 문서화한 1905년부터 1947년까지에 해당한다. 마누엘리안 교수는 라이즈너 박사의 기록물이 멜론 재단의 기금을 받아 개설된 열람 가능한 공용 웹사이트(www.gizapyramids.org)를 통해 고대 시대가 실감나게 창조되는 과정을 지켜보았다.

피터 데르 마누엘리안, 하버드 대학교 이집트학 교수, 3D로 투사한 여왕 메레산크 3세의 지하 예배당(사진: 짐 해리슨(Jim Harrison), 하버드 매거진의 승인 하에 재인쇄됨)

디지털 문화 선박

피라미드 건설과 마찬가지로, 인류의 작품은 문화를 담을 수있는 선박을 제조하는 것이다. 기록물 및 콜렉션의 디지털화는 문화 유적을 온라인으로 통합한다는 약속을 실현하여, 누구라도 인간의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전례없는 민주화를 이룰 수 있다.

마찬가지로, 기술이 인류의 지식을 창조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도 심오한 문제이다. 이 분야에는 언어, 문학, 역사, 법률, 철학, 고고학, 종교, 윤리, 예술 그리고 사회 과학이 포함되며, 새로운 디지털 선박을 제조하여 문화를 수집, 보관, 해석 및 전송하게 된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동아시아 언어 및 문명의 권위자인 피터 볼(Peter K. Bol) 교수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구성하는 과정에서, "교수진과 학생은 디지털 콜렉션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이 중 일부가 매우 가치 있고 다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했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교수진과 학생은 장학금을 최대한 민주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예를 들면 일반인에게 콜렉션의 창조, 큐레이션 및 해석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혁명의 목소리

2011년 1월 피라미드에서 몇 마일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이집트 대통령 호스니 무바라크(Hosni Mubarak)의 축출을 요구하는 저항군이 일으킨 최초의 혁명이 소셜 미디어로 중계되었다. 미국 서부 해안 UCLA의 게르만어, 비교 문학 및 유대교 연구학 교수인 토드 프레스너(Todd Presner)가 이 역사적인 현장으로 달려가 트위터를 통해 현장에서 일어나는 소식을 곧바로 알렸다."무한디신 거리에서 총성이 울리고 군대가 탱크를 동원하고 있습니다. 탱크가 카이로 거리에 진을 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도시의 지도를 따라 대략적인 위치와 함께 트윗되면서 트위터 사용자가 이 사건을 시시각각 접할 수 있었다. 군인이 저항 단체의 목소리를 따라 시위대와 맞닥뜨렸을 때 벌어질 수 있는 사건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이 기록된다. "내일 오전 9시에 타흐리르 광장에서 모입시다. 헬리오폴리스의 대통령 궁까지 행진할 것입니다. 독재자를 몰아냅시다."라고 저항 단체는 목소리를 높였다. 결국, 트윗을 통해 군대가 대중의 반란을 막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분명해졌다. 트윗을 통해 "저항군이 타흐리르 광장 근처에서 모든 군대의 탱크에 '무바라크를 몰아내자'라고 적고 있습니다. 군인이 저지하지 않고 있습니다! 총 앞에 무릎 꿇은 무바라크 지지자 한 명을 저항군이 체포했습니다. 지지자가 군인의 탱크 옆에 앉아서 울고 있습니다."라고 전달되었다.

위기의 크라우드 소싱

2011년 3월 일본 역사상 최대의 쓰나미가 닥쳤을 때, 교수진은 인터넷에서 이 위기를 짤막하게 다루는 소식을 포착하려고 했다.

하버드 대학교의 라이샤워 일본학 연구소(Reischauer Institute of Japanese Studies)에서는 일본의 10년 전 구조를 잠재적으로 점검하는 것과 관련하여 웹 아카이빙을 체험했다. 하지만 2011년도 위기는 초기 프로젝트보다 기록 자료가 두 자리수2자릿수 더 늘어났다. 10,000개의 웹 사이트에서 나온 정보량이 엄청나게 많고 형식도 다양하여 RIJS에서 모두 포착하기 어려웠다.

다행히도 RIJS만 이 작업에 착수한 것이 아니었다. 인터넷 아카이브(Internet Archive)(후세에 인터넷 기록을 보관하기 위한 주요 미국 기관), 토호쿠 대학교(센다이 소재), 야후 재팬(Yahoo Japan), All311 아카이브(All311 Archive)(새로 조성된 비영리 일본 조직), 일본 국립 국회 도서관 등에서도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자료가 저장되었지만, 열람할 수는 없었다. RIJS 팀에서 다른 기관과 협력 관계를 맺으면서, 네트워크화된 아카이브를 만드는 아이디어가 구체화되었다. 이제, 하버드 대학교는 파트너가 제공하는 메타데이터의 상당한 부분을 보유함으로써 색인화하고, 열람 가능하도록 하여 모든 프로젝트 파트너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이 아카이브의 원래 자료는 대부분 다른 곳에 보관된다.

아카이브를 유용하게 만드는 방법은 또 다른 문제였다. 자료는 블로그나 리스트서브뿐만 아니라 정부 문서, 유튜브(YouTube) 동영상, 음성 녹음, 사진 콜렉션, 개인 기념물, 지도 및 소셜 미디어를 망라한다. RIJS의 앤드류 고든(Andrew Gordon) 이사는 일본의 역사, 언어, 사회에 관해 해박한 지식을 지닌, 박사 과정 중인 콘라드 로슨(Konrad Lawson)에게 메타랩(metaLAB)과 협력할 것을 요청했다. 메타랩은 디지털 아카이브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하버드 대학교의 연구소이며, 건축학과의 제시 샤핀스(Jesse hapins) 교수가 공동으로 설립한 지가(Zeega)와 협력 관계를 체결하고 검색 애플리케이션을 이 과제에 적용하고 있다.

완성된 2011년 일본의 재난에 관한 디지털 아카이브(www.jdarchive.org)에는 볼 교수가 이끄는 하버드의 지오그래픽 분석 센터를 통해 계층화된 지리 데이터를 포함한 지도, 트위터 피드 및 하이퍼시티 프로젝트(Hypercities Project)에서 제공한 지리 정보 시스템, 야후 재팬에서 보낸 50,000장의 사진, 재난을 처음 알린 사람의 계정, 그리고 수천 가지 공식 문서가 포함되어 있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API 요청을 파트너 아카이브에 보내어 방대한 자료를 검색한다. 로슨은 사진을 공유할 때 그리고 소셜 미디어 회사에서는 공용 API를 사용하여 "트위터 피드를 블로그에 포함하거나 페이스북으로 앱을 연결합니다."라고 말하며 "이렇게 대규모로 아카이브 세계와 학계로 이어지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리서치의 민주화

아카이브는 쌍방향이라는 뚜렷한 특징을 지닌다. 사용자는 원문을 변경하지 않고도 태그(설명 및 키워드)를 추가할 수 있는데, 이렇게 추가된 자료는 또 다른 곳에 보관된다. 이렇게 설명을 기입하여 객체 메타데이터의 일부가 된다. 고든은 이처럼 크라우드소스형 정보를 통해, "누군가 태그를 잘못 추가할 위험도 있다는 점에서 위키피디아(Wikipedia)와 같습니다. 그렇지만 위험보다는 혜택이 더 많을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사용자는 전문화된 자료 콜렉션을 계속 누적하여 데이터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 이를 통해, 다른 사용자가 동일한 주제에 관심을 둘 수 있다.

방대한 문화적 교류,광범위한 대중을 향한현대 언어로의 소통을 통해발전한 학문의 품질이우리 시대의 위대한 약속을실현한다고 생각합니다.

제프리 슈나프
인터넷 및 사회를 위한 버크만 센터의 하버드 교수진 공동 이사

또한, 아카이브에는 사회적 요소가 있다. 메타랩에서 일본의 디지털 아카이브를 코디네이션하는 카일 패리(Kyle Parry)는 "계속 진행하다 보면 웹 사이트, 문서, 미디어 같은 항목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주석 및 큐레이트 콜렉션 등 사용자가 생성한 요소를 통해 기록 보관 담당자를 만나게 됩니다."라고 말하며 "따라서 어떤 면에서는 직접 만날 수는 없어도 협업하고 있는 기록 보관 담당자 커뮤니티에 속하게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패리는 어떤 참여자가 항목을 "터치" 하면"물결처럼 번져나간다"고 설명했다. "누군가 콜렉션에 태그 또는 지리 정보 등을 추가하거나 방문 횟수가 많은 어떤 객체를 터치할 때 해당 객체의 가치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 모든 상호 작용에 따라 다른 누군가가 발견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라고 패리는 설명했다.

하버드 대학교 학생은 하버드와 보스턴 미술관에서 수집한 역사적 데이터로 창조된 실감나는 3D 체험 덕분에특정 시점의 기자 고원을 방문할 수 있다. (사진: 피터 루(Peter Lu))

규칙을 새로 쓰다

인터넷 및 사회를 위한 버크만 센터의 교수진 공동 이사 겸 하버드 대학교의 메타랩 책임자를 맡으며 2011년 하버드 교수진의 일원이 된 제프리 슈나프(Jeffery Schnapp)는 인류 역사상 매우 큰 변화가 진행 중이지만, 혁명이 오고 있다는 아이디어는 "다소 과장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실은 게임의 규칙을 바꾸는 리서치, 도전적인 여러 학계 질문에 대한 솔루션, 장구한 전통의 학문적 탐구에 따른 획기적인 발전입니다. 여러 가지 툴과 기술을 통해 리서치의 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지식 생산의 기본 조건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툴과 기술이 흥미로운 리서치 질문에 응답하거나 질문을 제기하지는 않습니다. 바로 사람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라고 슈나프 교수는 설명합니다.

슈나프는 "정보에 접근하여 분석하는 능력을 통해 불과 몇 세대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가능성의 길을 열었습니다. 방대한 문화적 교류, 광범위한 대중을 향한 현대 언어로의 소통을 통해 발전한 학문의 품질이 우리 시대의 위대한 약속을 실현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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