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본 항공기술대학은 팬데믹이 뉴욕을 덮친 지 불과 5일 만에 원격 수업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Compass가 본 항공기술대학 총장 샤론 드비보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본 항공기술대학은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가장 먼저 발발한 지역에 있지만, 폐쇄 조치에 발맞춰 원격 수업 체제로 신속히 전환했습니다. 본 항공기술대학만 이런 조치를 취한 것은 아니지만, 모든 교육 기관의 교사들에게 귀감이 되는 사례로 남았으면 좋겠습니다.
본 항공기술대학은 퀸즈의 라 과디아(LaGuardia) 공항 바로 건너편에 있습니다. 퀸즈는 코로나19로 인해 미국에서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은 뉴욕시의 5개 자치구에 속합니다. 학생들의 약 3/4이 뉴욕시에 살고 있고, 나머지 학생 중 대부분은 롱 아일랜드와 인근 주에서 통학합니다.
퀸즈는 뉴욕에서 가장 다양한 인종이 모여 있는 카운티로, 이곳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130가지가 넘습니다. 또한 퀸즈는 미국에서 가장 빈곤한 카운티로 손꼽히는데도, 본 항공기술대학은 기회균등 프로젝트(The Equality of Opportunity Project)가 실시한 조사에서 2,137개 대학 중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습니다. 이는 미국 소득 수준 하위 40%였던 본교 학생들이 상위로 상승한 데 힘입은 성과입니다. 본교 졸업생 중 99%가 취업에 성공(83%가 전공 분야에 취업)하거나 졸업 후 1년 안에 대학원에 진학한다는 점이 최고의 대학으로 선정된 이유로 보입니다.
급박한 상황
2020년 3월 초 인근 뉴로셸에서 뉴욕주 최초로 대규모 감염 사태가 발생했을 때 3월 23일 예정이었던 봄 방학까지만이라도 수업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그래야 계획을 세울 시간을 벌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3월 11일이 되자, 강의실 수업을 강행해선 안 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따라서 그날 1,600명의 학생과 125명의 교직원에게 원격 수업과 원격 근무 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주말을 포함해 5일 만에 이 계획을 실행했습니다.
"다양한 기능을 갖춘 디지털 솔루션이 없었다면 일주일이 채 안 되는 시간에 원격 수업 체제로 전환하지 못했겠지만, 확고한 공동체 의식도 이런 성공에 더없이 소중한 밑거름이 됐습니다."
이처럼 빠른 대처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었습니다. 먼저, 본 항공기술대학은 1997년부터 부분적으로 원격 수업을 실시했기 때문에 이런 수업 방식에 익숙합니다. 대면 수업 위주의 강좌 중 약 80%는 교육 자료를 게시하거나 과제물을 거두는 용도로 온라인 학습 관리 시스템을 사용하며, 때마침 2019년에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했습니다. 또한 공학 전공 학생들은 클라우드 지원 기술을 사용합니다. 클라우드 지원 기술은 일반적으로 강의실에서 사용하였지만, 폐쇄 조치 이후 일부 실습 강좌에도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폐쇄 조치를 내린 일주일 동안 상담, 학자금 대출, 개인 교습, 학생 활동, 구직 및 진로 상담 서비스 등 학생지원 서비스를 디지털 방식으로 구현했습니다. 가족 중 처음으로 대학에 진학한 학생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서비스를 디지털 방식으로 제공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교육과 문화
대부분의 교수진과 학생은 원격 수업 시스템을 어느 정도 접해봤지만, 파일을 게시하는 것과 온라인 교육(또는 학습)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하지만 경험이 많은 교수들은 자신의 지식과 인사이트를 교수진 전체와 공유하는 데 금세 능숙해졌습니다. 교수 회의에서 온라인 강좌에 성실히 임하도록 독려하는 방법부터 디지털 방식으로 진행되는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막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모든 방안을 다뤘습니다.
다양한 기능을 갖춘 디지털 솔루션이 없었다면 일주일이 채 안 되는 시간에 원격 수업 체제로 전환하지 못했겠지만, 확고한 공동체 의식도 이런 성공에 더없이 소중한 밑거름이 됐습니다. 폐쇄 조치가 내려지자 교직원들은 학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가정의 인터넷 연결이 안정적이지 않고 노트북을 가족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격차를 완화하기 위해 집이 너무 멀거나 집에서 수업을 받기가 여의치 않은 학생들에게는 따로 개방해둔 생활관에 머물도록 했습니다.
또한 줌(Zoom)으로 헬프 데스크를 구현하고 직원이 매일 10시간씩 근무하면서 학생들이 필요할 때 원격으로 질문하거나 문제점을 알릴 수 있게 했습니다. 본 항공기술대학은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을 돕기 위해 '건강한 수요일(Wellness Wednesdays)'이라는 자아 회복 및 심리 점검 시리즈를 기획했습니다. 동영상을 게시하거나, 이메일을 보내거나, 온라인으로 공청회와 학부모 설명회를 열거나 혹은 문자 메시지와 전화 통화를 통한 일대일 지원 활동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여러 방법으로 소통했던 것이 효과가 있었습니다. 팬데믹 때문에 모든 사람이 이성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는데, 다양한 채널을 통해 거듭 전한 메시지가 한마음으로 난관을 헤쳐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성공을 위한 일념
이 모든 과정을 거치는 동안 "혁신적인 평생교육을 제공하여 한 번에 한 학생씩 세상을 바꾸겠다"라는 본 항공기술대학의 비전을 내내 마음에 새기고 실천했습니다. 학생들과 교수진 모두가 지난봄보다 훨씬 더 나아진 가을을 맞이하고 싶어 할 것을 알기에, 본 항공기술대학은 원격 수업 프로그램에 남아 있는 미흡한 부분을 개선하느라 분주한 여름을 보냈습니다. 얼마 전부터는 교문을 다시 열고 온라인 수업과 강의실 수업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등교를 원하는 학생과 교직원은 캠퍼스로 돌아올 수 있고, 바이러스와 싸우느라 아직 집밖으로 나올 준비가 되지 않은 학생과 유연한 원격 수업 방식을 선호하는 학생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성공에는 디지털 역량이 필수적이지만, 금세 다다를 수 있을 듯한 결승선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와중에도 본 항공기술대학의 도전 정신과 사명은 코로나 바이러스와의 긴 줄다리기에서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약력: 교육학 박사 학위를 소지한 샤론 B. 드비보는 본 항공기술대학의 7대 총장이자 역대 유일의 여성 총장입니다. 드비보가 총장에 오른 이후, 본 항공기술대학은 연방 정부 및 주 정부로부터 2천만 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받아 교육 기관에서 공학, 경영학 및 항공학 학사 학위와 공항 관리학 석사 학위 과정을 제공하는 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드비보는 더 윙스 클럽(The Wings Club) 위원과 국제여성항공협회(International Aviation Women’s Association)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에 일레인 차오(Elaine Chao) 미국 교통부 장관에 의해 항공태스크포스청년회(Youth in Aviation Task Force) 위원장으로 임명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