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하루 만에 만들어진 것도 아닙니다. 고대 건축가와 엔지니어들은 인구 밀도와 기술 발전에 힘입어 도로와 다리, 상수도를 설계하고 건설했습니다. 덕분에 도시는 번창했을 뿐 아니라 미래의 성장도 보장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건설된 대부분의 건축물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여러 차례 재공사와 개조를 거쳐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오늘날 엔지니어들은 “자산의 장기적 최적화”라고 부르며 감탄하고 있습니다.
고대 엔지니어들과 마찬가지로 오늘날의 엔지니어들도 여러 세대에 걸쳐 지속될 수 있는 공공 자산을 설계하고 건설해야 합니다. 하지만 오늘날 엔지니어들이 건축물 자산의 장기 최적화를 계산하려면 고대 엔지니어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점을 포함해야 합니다. 온실가스 배출, 천연 자원 고갈 등으로 인한 환경 저화와 같은 미래 세대들이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이에 포함됩니다.
오늘날 도시와 인프라를 건설하는 사람들은 이와 같은 과제가 전혀 어렵지 않다는 태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미래를 머리 속에 그려보고 적용해 나가야 합니다. 탄화수소 기반 모빌리티에서 전기 모빌리티로 전환하려면 얼마나 투자해야 충분할까요? 간헐적 재생 에너지를 통해 생산이 이루어질 경우 전력망을 통해 급증하는 수요를 충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동통신 네트워크가 에너지 소비를 줄이면서 증가하는 데이터 트래픽을 계속해서 수신할 수 있을까요? 해수면 상승이 해안 도시의 물 공급, 처리 시설, 도로, 기업, 주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상상하고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부분도 존재합니다.
오늘날 미래 지향적인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들은 비용, 안전, 수명, 적응성, 지속 가능성 등 여러 가지 경쟁 요인의 균형을 최적화하기 위해, 자신의 프로젝트에 최신식 컴퓨터 설계 및 시뮬레이션 기술을 이용해 버추얼 트윈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구현된 버추얼 트윈은 모든 관계자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활동을 조정하는 데 사용됩니다. 그 밖에도 디지털 이미지가 과학적으로 정밀하게 표현되기 때문에 엔지니어 팀이 내부 설계를 빈틈없이 살펴보고 모든 설계를 건설 환경의 관점에서 최적화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온도 변화가 커지고 교통량이 두 배로 증가할 경우 다리의 구조적 무결성이 얼마나 손상될 것인가? 해수면이 상승할 경우 해체하여 이동할 수 있도록 공공 건물을 설계하거나, 자재를 다른 건축물을 건설하는 데 재사용할 수 있을까? 버추얼 트윈에서는 엔지니어가 클릭 몇 번으로 이러한 시나리오를, 그리고 그 밖에 수천 가지 시나리오를 빠짐없이 시각화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설계 또는 엔지니어의 영역을 벗어난 곳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버추얼트윈은 현실을 끈임없이 반영하는 살아 움직이는 청사진이기 때문에, 도시 운영 및 발전을 최적화하는 데도 유용합니다. 실제로 건물 운영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GHG) 비중이 건물 건설시 배출되는 온실가스(GHG)보다 비중이 더 높습니다. 건설 과정에서 설치되는 설비의 세부 정보가 모두 버추얼 트윈에 저장되기 때문에 자산 소유자는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거나, 고장 발생 이전에 유지보수를 실시하거나, 해체를 최소화하여 개조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빠짐없이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가상 세계에서 만드는 것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실제 환경에서 얼마나 조정해야 하는지 예측하고 몇 년 앞까지 예산을 책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버추얼 트윈이 아무리 강력하다고 해도 미래 세대를 위해 자산 관리를 최적화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한 가지 기능이 빠져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엔지니어들은 설계에 적용되는 자재, 공급업체, 건설 공정의 지속 가능성 비용을 알지 못할 뿐만 아니라 이러한 것들을 사용했을 때 미치는 영향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재생 에너지를 이용하는 공급업체에서 제조한 모터는 현지 발전소에서 석탄 연료를 이용해 제조된 모터와 비교했을 때 거의 동일하다고 해도 지속 가능성은 더욱 높습니다.
이러한 데이터를 “수명주기 평가(LCA)”라고 하며, 지금까지는 버추얼 트윈의 범위 밖에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기술 도입에 따라 LCA 데이터가 버추얼 트윈과 처음으로 통합되면서 개념화 단계에서 자재, 건설 방법, 공급업체를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열렸습니다. LCA는 자산이 속하는 자연 환경에서 자산이 지역 사회에 제공하는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체 시스템을 정밀하게 모델링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완전한 시스템 분석이 가능해지면서 엔지니어들도 설계 변경에 따라 자신의 선택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여 “자산 가치 최적화” 개념에 지속 가능성 측정 지표까지 추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버추얼 트윈은 오늘날 건설되는 건축물이 현재 세대보다 오래 지속될 뿐만 아니라 후세대를 위해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분명하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그 밖에 건축물의 가치를 지역사회에 전달하고자하는 본연의 목적으로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입니다.
Simon Huffeteau는 다쏘시스템의 인프라 및 도시 전략 부문 부사장입니다.
스페셜 리포트: 지속가능한 인프라 및 도시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