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을 위한 무선 에너지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가 많아질수록 에너지 생산 방식 개선의 필요성도 늘어난다

Lindsay James
26 October 2015

증가하고 있는 인터넷 연결 기기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일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특히 비용이 높고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 더욱 어려운데 경우에 따라서는 원격 기기를 연결할 수 없거나 배터리를 장착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에너지를 수확하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사물인터넷에 대한 전력 공급이라는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포도를 이용해 기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상상해보라. 말도 안 되는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위치한 포틀랜드 주립 대학교 시스템 엔지니어링 겸임교수로 재직 중인 존 블라일러(John Blyler)에게는 가능한 일이다.

블라일러에 따르면 오늘날에는 작은 포도 몇 송이로 초저전력 전자기기를 구동할 수 있다고 한다. 블라일러의 설명을 들어보자. “몇 년 전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exas Instruments)는 포도로 전력을 공급하는 디지털 시계를 선보인 바 있습니다. 16비트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장착한 시계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포도 몇 송이로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었습니다. 포도에 함유되어 있는 소량의 산이 아연과 접촉하면 배터리로 변화해 시계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입니다.”

포도 몇 송이로 디지털 시계에 전력을 공급한 pH-기반 화학 반응을 활용하면 들에서 수확하는 작물로 소형 RF 회로에 전력을 공급해 토양 조건에 대한 정보를 농부의 컴퓨터로 무선 전송할 수도 있다. 블라일러는 “에너지 수확 방법을 개선해 친환경 대체 에너지로 사용하는 첫걸음을 뗀 것”이라고 표현한다.

사물인터넷에 전력 공급

사물인터넷 또는 만물인터넷이 등장하면서 연구자들은 연결하기 어려운 기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 원천을 찾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네트워킹 기술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업인 시스코(Cisco)는 2020년에는 전세계에서 인터넷에 연결된 기기의 수가 지금의 10배, 연결된 사용자는 50억 명, 연결된 사물은 500억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오늘날에는 작은 포도 몇 송이로 초저전력 전자기기를 구동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 수확 방법을 개선해 친환경 에너지 제공에 사용하는 첫걸음을 뗀 것입니다.”

존 블라일러
포틀랜드 주립 대학교 시스템 엔지니어링 부교수

시애틀에 위치한 워싱턴 대학교의 전자공학과 박사과정 지원자인 밤시 탈라(Vamsi Talla)는 “세계가 사물인터넷 기기로 가득해질수록 사물인터넷 기기에 전력을 공급하는 일이 커다란 문제로 다가오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탈라의 설명을 들어보자. "방 하나에 수천 개까지는 아니더라도 수백 개의 센서가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이 센서들은 다양한 종류의 가전제품을 구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하다 할 수 있습니다. 센서 덕분에 스마트 홈이나 스마트 시티를 구축할 수 있고 들판의 토양 온도를 농민이 모니터링 할 수 있으며 제조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의 흐름, 수준, 점도를 추적할 수 있습니다. 무한한 가능성이 열리는 것입니다.”

그러나 탈라는 이와 같은 센서에 전력을 공급하는 일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연결은 실용성이 떨어지고, 배터리는 지속적으로 교체해주어야 합니다. 비용, 크기, 무게가 늘어나게 됩니다. 이것은 큰 걸림돌입니다. 배터리를 없애고 그 대신 에너지를 수확해 기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면 사물인터넷 기기를 대규모로 도입 및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사물인터넷이라는 꿈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500억개

시스코는 2020년에는 연결된 사물이 500억개가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전력을 자체적으로 공급받는 기기의 주요 에너지원은 세 가지이다. 뮌헨에 있는 엔오션(EnOcean)은 특허 받은 무선 자가동력(self-powered) 전력공급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다. 이 기업의 제품 마케팅 이사인 마티아스 카스너(Matthias Kassner)는 “이것은 운동 에너지(kinetic energy)로 측면 운동이나 회전 또는 진동이 발생하면 전자식 또는 압전식 수확기를 이용해 전기 에너지를 생성한다"며 자사 기술을 소개한다. 카스너에 따르면 가까운 거리의 온도 차를 이용하는 열에너지 역시 전기에너지로 변환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세 번째로는 빛, 전자파, 화학 및 바이오전기 시스템 같이 주위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원도 있다고 한다

진동을 통해 얻는 에너지

이 세 가지 영역 모두에서 연구자들은 큰 진전을 이뤄냈다. 운동 에너지의 경우 영국 사우샘프턴에 위치한 퍼페툼(Perpetuum)이 진동을 전기 에너지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진동 에너지 수확을 선도하는 퍼페툼이 개발한 기술은 전력을 영구적으로 자동 공급하고 유지보수가 필요 없는 산업용 무선 센서 노드에 활용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센서 노드는 기차에 적용되어 베어링 조건을 모니터링하는 데 사용되어 기존의 수동 작업을 대체할 수 있다.

퍼페툼의 사장이자 혁신을 주도하는 영국 에너지 수확 촉진 위원회 위원장(Innovate UK’s energy harvesting steering committee) 겸 유럽연합의 제로전력 과학 자문 위원회(ZEROPOWER Scientific Advisory Committee)의 위원인 로이 프리랜드(Roy Freeland)는 “현재 전 세계의 수많은 열차회사가 퍼페툼의 진동 에너지 수확 기술을 활용해 센서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배터리를 없애고 그 대신 에너지를 수확해 기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면 사물인터넷 기기를 대규모로 도입 및 구축할 수 있을 것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사물인터넷이라는 꿈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밤시 탈라
워싱턴 대학교 전자공학과 박사과정 지원자

프리랜드는 "휴가를 보내든 진료를 받고 있든 스마트폰만 꺼내면 10시 37분에 런던을 출발해 브라이튼으로 향하는 열차의 베어링 조건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이를 "에너지 수확 기술을 대규모의 사물인터넷에 적용한 훌륭한 사례"라고 소개했다.

진동 센서는 프로세스 제조업체 공장에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프리랜드는 “제너럴 일렉트릭(GE)의 벤틀리 네바다(Bently Nevada), (에너지 장비 회사를 포함) 에머슨(Emerson), 허니웰(Honeywell)을 비롯한 가스, 화학, 발전소는 진동 에너지 수확 기술을 사용해 각각의 프로세스 공장 내 무선 센싱 시스템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리랜드는 이것이 "장비가 세계 어느 곳에 위치해 있든 관계 없이 중앙의 운영자가 장비의 상태에 대해 완벽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에 자리 잡고 있으면서 무선연결 가정용 가전기기에 RF통신 기술을 제공하는 그린픽 테크놀로지(GreenPeak Technologies)는 배터리 없이 작동할 수 있는 전등 스위치를 개발했다. 창립자이자 CEO인 세스 링크(Cees Links)는 “스위치를 끄고 켜는 과정에서 전등에 신호를 전송하기에 충분한 에너지가 생산된다"고 자사 제품을 소개했다.

열 및 주변에서 얻을 수 있는 에너지

열 에너지 부문에서 엔오션(EnOcean)은 작은 온도 변화를 활용해 센서 노드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들판에서 온도, 습도, 토양습도, pH 수준, 다량요소(macronutrients) 같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농민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기술이다.

토마토가 함유한 산(acidity)을 비롯해 거의 모든 것에서 에너지를 수확할 수 있다. 엔오션이 개발한 기기를 사용하면 멀리 떨어져 있는 들판의 습도나 온도를 감지하는 센서에 전력을 공급해 농민의 컴퓨터 또는 “스마트” 관개 시스템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이미지 © EnOcean)

카스너는 자사의 기술에 대해 이렇게 소개한다. “당사의 기술 덕분에 전력을 자체 공급하는 난방 밸브가 등장했습니다. 이로써 방의 온도와 방에 누군가 있는지에 따라 열 공급을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도 가정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비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난방 비용이 약 20%~30% 가량 줄어들었습니다.”

유지해 전력을 공급하는 보정 라우터를 활용하면 Wi-Fi 신호를 활용하는 원격 기기로 전력을 주변에서 에너지를 수확하는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소음을 전송하고 일정한 에너지를 전송할 수 있다. 탈라는 “최근 Wi-Fi 액세스 포인트에서 최대 9m(30피트) 거리에 있는 기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 되었습니다"고 말한다. 탈라는 "구체적으로는 이와 같은 방식의 에너지 수확 기술을 이용해 감시 카메라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었습니다”고 밝혔다.

주변에서 수확할 수 있는 또 다른 에너지로는 태양 에너지를 꼽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본 가와사키에 위치한 후지쯔(Fujitsu)는 태양에너지로 전력을 공급하는 신호등을 개발했는데 두께가 2.5mm(0.09인치)에 불과해 표면이 곡선인 경우나 모서리, 심지어는 의류에도 부착할 수 있다. 한편 매사츠세츠 주 캠브리지에 위치한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MIT) 전자공학부의 엔지니어어 두 명은 태양에너지의 80%를 전력으로 전환할 수 있는 소형 컨버터 칩을 개발했다. 박사과정 학생인 디나 엘-다막(Dina El-Damak)과 지도교수인 아난타 찬드라카산(Anantha Chandrakasan)은 이 기술이 태양에너지의 절반 가량을 사용가능한 전력으로 전환하는 기존의 태양전지를 뛰어 넘는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에너지 수확 기술의 전망

에너지 수확 기술의 잠재성은 유망해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일상 생활에서 이와 같은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한다.

인디애나주 웨스트 라파예트에 위치한 퍼듀 대학교의 박사과정 학생인 흐리시케시 자야쿠마르(Hrishikesh Jayakumar)는 “에너지 수확 기술에 관련된 가장 큰 문제는 수확하는 에너지량이 지극히 적다는 점"을 지적하며. "에너지 수확 기술을 활용해 얻을 수 있는 전력은 유동적이고, 갑작스레 많은 전력이 생성될 수도 있고 조금씩 수확될 수도 있다"고 강조한다. 일정한 전력을 얻을 수 있는 배터리와는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카스너는 "현재 소량의 에너지만으로 구동될 수 있는 기기는 매우 제한적일 뿐 아니라 매우 효율적인 슬립 모드를 구현해 시스템이 가동하지 않을 때에는 매우 적은 양의 에너지만을 소모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프리랜드는 소비자들에게 그럴 듯한 말에 현혹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프리랜드는 이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앞으로 휴대폰에 주변의 RF 신호를 이용해 에너지를 수확하는 기술이 적용될 것이라는 최근 기사를 읽었는데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입니다. 근본적인 물리법칙을 우회하는 것처럼 보이는 연구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에너지 수확 기술을 진전시키고자 한다면 먼저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에너지 수확 기술을 이용할 경우 지극히 소량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에너지 수확 기술을 이용해 얻을 수 있는 전력량의 제한이 있다는 사실로 인해 그린피크(GreenPeak)는 더 효율적인 형태의 새로운 배터리를 개발하는 것으로 관심을 돌렸다. 링크는 “그린피크는 3년 동안 에너지 수확 기술을 목표로 달려왔습니다"고 자사를 소개하며 "잠재력이 막대한 분야인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고 털어놓았다. 링크에 따르면 이런 이유로 그린피크가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고 수명이 약 10년 가량 지속되는 초저전력 배터리 개발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고 한다.

미래를 위한 에너지 수확 기술

한계가 있음에도 사물인터넷에 막대한 가능성을 제공하는 새로운 에너지 수확 기술 관련 산업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매사추세츠 주 렉싱턴에 위치한 분석 및 미래 예측 기업인 윈터그린 리서치(WinterGreen Research)는 글로벌 에너지 수확 시장이 2012년 1억 3,140만 달러에서 2019년 4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분석했다.

스마트 시티에서는 에너지 수확 기술을 도입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스너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어서 사람들의 일상을 조정하는 동시에 환경과 자원을 보존하려면 지능형 제어가 필요합니다" 라고 강조하며. 이 문제를 이렇게 설명한다. "스마트 시티 개념에는 교통, 가로등, 에너지 공급 또는 필요한 물품 운송과 폐기물 처리 같은 일들을 자동화한다는 목적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자동화는 필요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제공할 수 있는 수십억 개의 무선 센서 노드를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는 일입니다.”

포틀랜드 주립 대학교의 블라일러의 예측은 이렇다. “사물인터넷 애플리케이션은 스마트 빌딩에서 자체 생산한 에너지를 무선으로 전송하고, 보청기 배터리를 재충전하기도 하는 등 모든 분야에서 발전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웨어러블 분야에서도 큰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지속적으로 재충전해야 하는 기기에 점점 더 염증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엔오션의 카스너는 “점점 더 흥미로운 세상이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하며 컴퓨터와 휴대폰이 그러했던 것처럼 사물인터넷 센서 개발도 물밀듯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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